전복·침몰사고 분석…해수부, '어선 안전관리 대책' 마련·시행

'2027년까지 어선사고 인명피해 30% 이상 감축' 목표
조업 관리 강화·사고대응 역량 개선…어업인 행동변화 적극 유도 ·안전한 어선 건조

지난 9일 오전 경남 통영 해역에서 어선 전복 사고가 발생해 현장에서 통영해경 구조대원들이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통영해경 제공) 2024.3.1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세종=뉴스1) 백승철 기자 = 해양수산부(장관 강도형)는 최근 발생한 어선 전복·침몰사고를 분석해 어선 사고와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한 '어선 안전관리 대책'을 마련·시행한다고 2일 밝혔다.

지난 3월 제주와 남해안 해역에서 발생한 5건의 연승, 통발어선 전복·침몰사고를 분석한 결과, 올해 3월에 발효된 기상특보가 전년 동기보다 3배 많을 만큼 기상악화 문제가 잦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톤 미만의 작은 어선도 먼 거리에 출어했으며, 어선안전조업국과 어업인 간 ‘음성확인’으로 사고여부를 판단해 신속하게 사고징후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어선사고 원인 분석을 반영해 '어선 안전관리 대책'을 마련했다. 이번 대책은 ‘2027년까지 어선사고 인명피해 30% 이상 감축’을 목표로 △ 조업 관리 강화 △사고판단 정확도 및 사고대응 역량 개선 △어업인 행동변화 적극 유도 △안전한 어선 건조 등 4개 분야에 대한 전략과 11개 세부과제를 담고 있다.

주요 내용으로는 먼저 어선의 출항 및 조업이 금지되는 풍랑경보 발효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정 해역·시기에 기상특보가 집중되거나 전복·침몰 등 대형 인명피해 사고가 연속해서 발생할 경우, 일시적으로 출항과 조업을 제한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 폐어구가 스크류에 감겨 발생하는 전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폐어구 불법 투기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인근 해역에서 조업하는 '선단선'을 활용해 사고 시 안전 확인 및 구조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사고판단 정확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어선사고 판단 여부를 기존 어업인의 '음성보고'에서 '사고징후 자동인식' 방식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위치발신장치를 고의로 끄는 행위에 대해서는 현행 과태료 처분에서 벌금과 징역형으로 처벌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어업허가 정지·취소 등 행정처분을 통해 면세유 공급을 제한하고 수산물 수매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여기에 어선안전조업국 이전, 노후 시설·장비 교체 등을 통해 통신환경도 개선하기로 했다.

어업인의 행동변화도 적극 유도한다. 지난 3월 발생한 5건의 전복·침몰 사고 중 4척의 어선에서 구명조끼 미착용으로 인명피해가 커진 만큼, 구명조끼 상시 착용을 의무화하고 착용이 편리한 팽창식 구명조끼 보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내년부터 ’어선원안전감독관‘ 제도를 도입하여 현장 안전관리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선복량 제한을 완화해 '길면서도 깊은 복원력'이 강한 어선이 건조되도록 하고, 복원성 검사 대상 어선(24m→12m 이상 어선)과 바람세기 테스트 적용 어선(40m→20m 이상 어선)도 각각 확대할 예정이다. 또 안전 인력 및 장비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한 업체만 어선 건조가 가능하도록 '어선건조업 등록제'를 도입해 운영하는 등 안전한 어선 건조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다.

강도형 해수부 장관은 "어선 사고로 인해 발생하는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제도개선 및 안전장비 보급과 함께, 어업인의 안전에 대한 의식 전환과 자율적인 안전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우리 어업인들이 더욱 안전한 환경에서 마음 놓고 생업에 임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 지자체 등과 협력해 이번 대책을 실효성 있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bsc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