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회계 공시 오늘 마감…민주노총 금속노조는 '탄압'이라며 거부

(세종=뉴스1) 나혜윤 기자 = 회계 결산 결과를 공개한 노동조합에만 15%의 조합비 세액공제 혜택을 부여하는 '노조 회계 공시 기간'이 30일 마감된다.

고용노동부는 3월 1일부터 이날까지 두 달간 노동조합 회계공시 기간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노동행정 종합 정보망인 '노동포털' 내 노동조합 회계 공시시스템에 2023년 결산 결과를 입력하는 방식이다.

양대노총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회계 공시 참여를 결정한 바 있다. 다만 민주노총 산별 노조인 금속노조는 예고한 대로 공시를 거부하면서 현대차지부 등 금속노조 조합원들은 세액공제를 받지 못하게 된다.

이날 마감되는 회계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날(29일) 오후 기준으로 2023년도 회계 결산 결과를 공시한 노조는 모두 490곳이다. 구체적으로는 한국노총 산하 226곳, 민주노총 산하 174곳, 기타 90곳이다.

노동조합 회계공시 제도는 조합원과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노동조합의 투명성과 민주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10월 1일부터 시행됐다. 지난해는 연도 중에 제도가 시행돼 2023년 10월부터 12월 납부분인 3개월분 조합비에 대한 세액공제만 공시와 연계됐으나 올해는 1년분에 대한 조합비 전체가 대상이다.

지난해에는 양대 총연합단체가 모두 회계 공시 참여를 결정하면서 조합원 1000인 이상 노조·산하조직 739개 중 675개(91.3%)가 결산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공시 시한까지 아직 하루 정도의 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결산 공시 노조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양대노총 총연맹인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지난해 결산 결과 공시를 모두 마쳤다. 지난해 양대노총은 정부의 회계 공시 요구가 노조에 대한 탄압이라며 반발했으나 조합비 세액공제 등에서 제외되는 불이익을 막기 위해 최종적으로 참여를 결정했다.

다만 지난해에 회계 공시에 참여했던 금속노조는 올해에는 '거부'로 의견을 모았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규탄 차원에서의 결정이다. 앞서 지난 2월 금속노조는 58차 정기대의원대회를 열고 회계 공시를 거부하는 안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금속노조는 방침을 바꾼 이유에 대해 "정권이 강제한 회계 공시 제도는 노조법에 근거한 정당한 요구가 아니며 노조 탄압의 수단"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치부 등 금속노조 소속 조합원 18만3000여명은 내년 1월 연말정산 시 조합비 세액공제 혜택이 박탈될 전망이다.

고용부는 금속노조가 '노조 탄압'이라는 이유로 회계 공시를 거부하는 것과 관련, "노동조합 재정의 투명한 운영에 대한 조합원과 국민의 신뢰에 부합하지 않는 결정"이라고 보고 있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금속노조가 만장일치로 회계 공시 제도를 거부하기로 결정하자 즉각 "노사를 불문하고 회계 투명성 강화는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 추세다. 조합원 이익과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노동운동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면서 "회계 미공시에 대해서는 관계 법령을 엄격히 적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고용부는 다음주께 노조 회계 공시 결과를 공식 집계해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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