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은 괜찮네" 기업 경기 소폭 개선…내수 경기와 온도차

전산업 업황실적 BSI 2p 상승…2개월 연속 오름세
수출·대기업 위주 개선…내수·중소기업은 내리막

(자료사진) /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기업 체감 경기가 수출 기업과 대기업을 중심으로 소폭 개선됐다. 반면 내수 기업과 중소기업은 체감 경기가 하강하면서 수출과 내수 경기 간의 온도 차를 방증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24년 4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전산업 업황실적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전월 대비 2포인트(p) 상승한 71을 기록했다.

BSI는 현재 경영 상황에 대한 기업가 판단과 전망을 지수화한 통계다. 긍정적인 응답이 우세하면 지수가 100을 넘는다.

전산업 업황실적 BSI는 지난해 9월(73) 반짝 상승한 뒤 같은 해 10월 3p 하락해 11월, 12월(70)까지 같은 수준을 이어오다 올해 1월(69)과 2월(68)에는 2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어 3월(69) 소폭 반등 이후 이번에 2개월 연속 올랐다.

다만 장기 평균 77보다는 여전히 낮았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중동 정세 불안에도 오히려 기업 체감 경기가 오른 이유에 대해 "자동차 부품 쪽에서 매출이 증가하는 부분이 있었고 유가 상승이 오히려 수익성 개선 전망으로 이어진 영향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 "조사 기간상 이달 초에 응답이 많이 들어와 유가나 환율 상승이 반영되긴 했지만 지난 14일 이후 중동 지역의 충돌 이후 환율 급등 등은 덜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4월 제조업 업황실적 BSI는 한 달 전보다 2p 상승한 73으로 집계됐다.

석유정제·코크스(+11p)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수익성 개선으로 체감 경기가 크게 좋아진 데다 전기장비(+5p)에서도 인공지능(AI)·친환경 투자 수요 확대와 제품 판매 가격 상승에 힘입어 케이블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업황이 개선됐다. 여기에 1차 금속(+4p) 업황 개선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수출 회복에 따라 대기업(+3p), 수출기업(+5p)이 상승세를,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내수 부진에 따라 중소기업(-1p)과 내수기업(-1p)은 하락세를 보였다.

이 같은 수출-내수 온도 차에 대해 황 팀장은 "내수 산업은 아직 (수출 경기를) 못 따라가고 있다"며 "수출의 경우 해외 수요 덕에 반도체가 많이 좋아졌다"고 밝혔다.

4월 비제조업 업황실적 BSI는 한 달 새 1p 나아진 69로 조사됐다.

이는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임대서비스업(+6p),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4p), 전기·가스·증기(+7p) 등이 개선된 여파였다.

사업시설업의 경우, 봄철 대면 활동과 행사 수요가 늘면서 신규 계약이 증가한 상황이 영향을 미쳤다. 전문·과학서비스업은 수출 호조를 누리고 있는 반도체 관련 서비스, 광고 매출이 확대됐다. 전기·가스업은 평년보다 낮은 기온으로 도시가스 수요가 증가했다.

다음 달 전산업 업황전망 BSI(장기평균 79)는 전월 대비 2p 상승한 73으로 나타났다. 이 중 제조업(장기평균 81)은 1p 오른 74를, 비제조업(장기평균 77)이 2p 오른 71을 기록했다.

icef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