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재무장관 "원·엔 평가절하 우려 인지"…中 겨냥 "과잉생산 피해 공조"
워싱턴서 한미일 첫 재무장관회의…거시경제·공급망 등 선언문 합의
- 김유승 기자
(워싱턴=뉴스1) 김유승 기자 = 한미일 재무장관이 17일(현지시간)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최근 원화·엔화의 급격한 평가절하에 대한 한국과 일본의 심각한 우려를 인지했다"고 밝혔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미국 워싱턴D.C.에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장관과 재무장관 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한미일 3국 재무장관회의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이번 3국 재무장관 회의는 지난해 8월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의 후속 조치로 처음 열렸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3개국 간 재무장관회의를 신설하기로 했다.
이번 선언문에선 크게 △거시경제 △대북·대러 제재 △공급망 △글로벌 도전 대응과 관련한 내용이 다뤄졌다. 대체로 지난해 캠프 데이비드에서 다뤄졌던 논의 사항이 포함됐지만, △한일 통화의 급격한 절하에 대한 우려 △과잉공급에 대한 우려와 공조 필요성에 대한 내용은 최근의 국제 경제 상황을 감안해 새로 담겼다.
3국은 선언문에서 "개방적이고 공정한 경제 관행을 통해 우리의 국민들, 인도-태평양 지역 및 전 세계에 지속적인 기회와 번영을 추구한다"며 "우리는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과 금융 안정, 질서 있고 잘 작동하는 금융시장을 촉진하기 위해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기존 G20의 약속에 따라 외환시장 진전 상황에 대해 긴밀히 협의할 것이며, 최근 엔화와 원화의 급격한 평가절하에 대한 일본과 한국의 심각한 우려를 인지했다"고 덧붙였다.
여기엔 지난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1394.50원으로 마감하고, 달러 대비 엔화도 15일 154.49엔을 찍으며 34년 만에 최고점에 달하는 등의 양국의 엄중한 상황이 반영됐다.
선언문은 안보 상황과 관련해선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전쟁과 북한의 무기 개발에 함께 대응해 각자의 독자적 제재 수단을 활용하고 조정할 것을 확인했다"며 "우리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반하는 러북 상호 간 무기 수출 및 수입을 강력히 비판하며, 이러한 활동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공급망과 관련해선 "우리는 공급망 취약성과 핵심 부문의 경제적 강압과 과잉생산 등 다른 국가의 비시장 경제 관행이 우리 경제에 미칠 수 있는 피해를 극복하기 위한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했다. 이같은 내용은 최근 옐런 미 재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중국의 과잉 공급 문제를 지적했던 것과 맥이 닿는다.
선언문은 또 "공급망 탄력성 강화를 위한 자금 조달에 대해 정상들의 합의를 재확인했으며, 이를 위해 글로벌 공급망 강화 파트너십(RISE)을 통해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3국 재무장관은 글로벌 위기 극복을 위해선 "다자개발은행을 발전시키고 국제금융 기구를 강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할 것"이라며 "아세안(ASEAN)과 태평양 도서국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며, 이들의 거시경제 및 금융 회복력과 금융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결집해 나갈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3국 재무장관은 끝으로 "우리는 개발금융 기관 간 3국 협력의 진전을 환영한다. 우리는 이러한 것들을 추진하기 위해 실무급 협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목표는 한미일 3국 간의 협력의 중요성과 전례 없는 우호 관계를 보여준다. 우리는 3국 경제와 세계 경제 번영을 위해 지속적으로 협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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