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한우 사육기간 단축…"농가 생산비↓·가격은 합리적으로"
한우 단기사육 사례 발굴·모델 개발…저탄소 축산물 인증 제도도 확산
- 나혜윤 기자
(세종=뉴스1) 나혜윤 기자 = 농림축산식품부는 현행 30개월에 달하는 한우 사육기간을 단축해 농가의 경영 부담은 완화하고, 소비자는 보다 저렴하게 한우를 소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3일 밝혔다.
정부는 이를 위해 사육기간을 단축한 한우를 '저탄소 축산물 인증'하는 제도를 확산하고 전국의 한우 단기사육 우수사례를 발굴해 성공 요인을 분석하는 한편 전국 다양한 농가에 적용할 수 있는 적정 사육모델 개발을 올해 완료할 방침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한우 도매가격은 2022년 말부터 사육 과잉으로 인한 공급 증가, 금리 인상 등에 따른 수요 감소로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2022년 이후 국제곡물가격 상승으로 생산비의 약 60%를 차지하는 사료 가격은 높아지면서 농가소득이 크게 하락하는 등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 속 농식품부는 한우 사육기간을 짧게 하게 될 경우 농가, 환경, 소비자에게 이득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한우 사육기간 단축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강원대 박병기 교수팀에 따르면 "현행 30개월 사육 대비 24개월 사육 시 사료비용이 약 32% 절감되고, 온실가스 배출은 약 25% 감소한다"고 한다.
한우 생산비용이 감소하게 되면, 이는 궁극적으로 가격 측면에서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도 관측된다. 한우는 수입육 대비 고유한 맛과 품질으로 수요층이 두텁지만, 보다 저렴한 가격대를 원하는 소비자 수요층도 늘어나면서 사육기간을 단축한 한우는 장기적으로 소비자 선택권을 넓힐 수 있을 전망이다.
농식품부는 사육기간 단축을 위해 농협과 강원대, 전남대 등과 2022년부터 올해 12월까지 최적의 소 단기 사육모델을 개발 중이다. 2022년 송아지 600마리를 구입해 유전형질, 사육기간, 영양수준별 사양시험 프로그램을 각각 적용하여 24개월, 26개월, 28개월령이 되었을 때의 경제성 분석과 맛(품질) 등을 평가하고 있다.
송아지 유전형질 분석을 통해 높은 등급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 개체는 26~28개월을 사육하고, 낮은 개체는 최대 24개월령까지 사육하는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이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5개의 한우 단기 사육모델 프로그램을 만들고, 가격 경쟁력이 높은 별도의 한우 시장이 만들어지도록 뒷받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단기 사육된 한우의 맛 평가 연구를 진행한 한경대 김형상 교수팀은 일정 수준 이상의 근내지방을 유지할 경우, 25개월에 출하해도 소비자가 느끼는 맛 차이는 미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또 현재 사육기간을 단축한 한우는 '저탄소 축산물 인증'을 받아 일부 백화점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김정욱 농식품부 축산정책관은 "한우는 한국 고유의 품종으로 수입산 소고기에 비해 맛과 풍미가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지만, 향후 농가의 경영 안정과 한우의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한우 단기사육 모델 보급을 확산해 농가의 생산비는 낮추고, 소비자의 구매 부담도 줄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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