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체감 경기, 석 달 만에 소폭 반등…반도체·증시 덕분
제조업 수출 따라 개선…비제조업도 증시 호황에↑
다음 달 전망은 '먹구름'…철강업 부진 예상 탓
- 김혜지 기자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기업 체감 경기가 3개월 만에 소폭 반등했다. 반도체 수출 증가와 증시 호황 등으로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경기가 개선된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24년 3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전산업 업황실적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전월 대비 1포인트(p) 상승한 69를 기록했다.
BSI는 현재 경영 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지수화한 통계다. 긍정적 응답이 우세하면 지수가 100을 웃돈다.
전산업 업황실적 BSI는 지난해 9월(73) 반짝 상승한 뒤 같은 해 10월 3p 하락했으며 12월(70)까지 같은 수준을 이어오다 올해 1월(69)과 2월(68)에는 2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번이 3개월 만의 상승 전환이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3월 전산업 업황 실적 BSI는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소폭 개선되면서 올랐다"며 "수출 기업과 내수 기업 모두 상승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3월 제조업 업황실적 BSI는 한 달 전보다 1p 오른 71로 집계됐다.
특히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영상·통신장비(+14p)가 제조업 체감 경기를 가장 크게 끌어올렸다. 반도체 수출 증가에 힘입은 업황 개선으로 풀이된다.
1차 금속(-9p)의 경우 건설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와 중국발(發) 철강 공급 과잉으로 인한 제품 가격 하락으로 업황에 먹구름이 꼈으며, 기타 기계·장비(+3p)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주 증가로 인해 온기가 돌았다.
3월 비제조업 업황실적 BSI는 한 달 전보다 1p 나아진 68로 조사됐다.
이는 정보통신업(+7p), 운수창고업(+5p),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4p) 등이 상승한 여파였다.
정보통신업의 경우 주식, 가상자산 거래량 증가로 관련 플랫폼 운영 기업의 매출이 뛴 영향이 컸다. 글로벌 금융 시장에 금리 인하 기대가 확산하면서 증시가 호황을 누린 결과로 풀이된다.
운수창고업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따른 해상 운임 상승, 항공 화물의 반사 이익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은 토목 설계를 중심으로 공공 부문 발주가 늘어난 점이 경기 개선으로 이어졌다.
다음 달 전산업 업황전망 BSI(장기평균 79)는 전월 대비 1p 하락한 71로 나타났다. 제조업(장기평균 81)이 2p 내린 73을, 비제조업(장기평균 77)이 1p 내린 69를 기록했다.
황 팀장은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 쪽 전망은 좋아졌지만, 철강 쪽은 중국발 철강 공급 과잉으로 인해 1차 금속과 금속가공의 전망이 많이 안 좋아졌다"며 "비제조업의 경우 건설 경기가 계속 부진하다 보니 부동산업과 도소매업에서도 전망 눈높이가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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