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사과·金겹살·金채소…먹거리 '에브리싱 랠리' 가을까지 간다

사과 10㎏ 도매가 9만 원 돌파…삼겹살 열흘 새 26.2%↑
오이·애호박·토마토·고추 줄줄이 상승…생산량 감소가 원인

서울 송파구 가락농수산물도매시장에 사과가 진열돼 있다. 2024.3.12/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지난달 물가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농축산물의 상승세가 3월에도 이어지고 있다. 이상 기후에 따른 작황 부진 등으로 지난해부터 반년째 상승세를 기록한 사과 가격 때문에 다른 과일값까지 연이어 오르는 '애플플레이션'(애플+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돼지고기와 채소까지 최근 강세를 보인다.

13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축산물품질평가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에 따르면 전날 사과 10kg당 도매가격은 9만1700원, 배 15kg은 10만3600원으로 전년(4만1060원, 4만3945원)보다 123.3%, 135.7% 각각 올랐다.

사과 도매가격은 지난 1월 17일(9만740원) 사상 처음으로 9만원을 돌파했다. 배는 지난 7일(10만120원)을 이후 계속 10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사과 10개당 소매 가격은 전날 3만97원으로 전년(2만3063원) 대비 30.5%, 평년보다는 31.0% 높다.

배 10개당 소매 가격도 전날 4만2808원으로 전년(2만8523원)보다 50.1%, 평년보다는 15.9% 높은 수준이다.

사과와 배의 가격 상승세는 과일류 전체로 번지고 있다.

단감은 10개에 2만1003원으로 전년보다 89.3% 상승했다. 샤인머스켓은 2kg당 3만1606원으로 전월 대비 13.0% 오르기도 했다.

딸기는 100g당 1665원, 멜론은 1개에 2만2013원으로 전년보다 6.9%, 38.0%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중구 명동거리 식당가 앞으로 관광객들이 지나가고 있다. 2023.10.17/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대표 서민 음식인 삼겹살도 최근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이달 11일 기준 삼겹살 소매가는 100g당 2301원으로 지난 2일(2078원)보다 10.7% 올랐다.

지난 10일 기준 돼지 도매가격은 kg당 5329원으로 지난달 29일(4222원)보다 26.2%나 뛰었다. 도매가격은 지난달 4300~4500원 수준을 보이며 안정세를 유지했으나 이달 들어 급격히 상승세를 나타냈다.

수요가 높은 시설 채소류 역시 높은 가격대를 보인다.

오이(가시계통)는 10개에 2만3810원으로 전년(1만7063원)보다 39.5% 높은 가격을 보였다. 애호박은 1개에 2845원, 토마토 1kg은 8635원, 풋고추(청양)는 100g당 2441원으로 전년보다 11.3%, 20.6%, 16.3% 각각 상승했다.

깻잎과 파프리카 등도 전년보다 12.3%, 16.6% 높은 가격대를 기록했다.

농축산물은 기상악화 등으로 인해 생산량이 감소했지만 수요는 여전해 높은 가격대를 보인다. 특히 3월 개학과 동시에 급식 수요가 증가한 점도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이처럼 농축산물의 가격이 줄줄이 상승하며 지난달에 이어 소비자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나온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상추를 비롯한 쌈, 샐러드 등을 살펴보고 있다. 2023.8.2/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지난달 과실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40.6% 올랐다. 전체 소비자 물가상승률(3.1%)에 비해 37.5%포인트나 높은 것으로, 1991년 8월 이후 32년6개월 만에 최대 상승률을 보였다. 특히 사과는 71.0%, 배는 61.1% 각각 올랐는데, 정부 계약재배 물량이 소진된 상태에서 민간 비축 물량이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돼지고기는 소비자물가 상승 가중치가 가장 높은 농축산물로 꼽힌다. 올해 돼지 사육·도축 마릿수가 전년보다 모두 감소하며 오는 11월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농식품부는 햇과일 출하시기인 초가을까지 사과·배의 가격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시설채소는 충청권에서의 출하가 시작되고, 축산물의 수급 상황도 안정적이어서 3월 이후 안정세에 접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보다 빠른 물가안정을 위해 농식품부는 3∼4월 중 농축산물 납품단가 인하 204억 원에 할인 지원 230억 원까지 모두 434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기상 영향으로 과일‧채소 생산이 감소해 농축산물 물가가 높은 상황이나, 3월 이후에는 점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물가안정을 위해 모든 정책 수단을 집중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phlox@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