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원전 입찰 최종전 오른 한수원…4기 수주 시 30조 잭팟

체코 정부 "美 웨스팅하우스 탈락, 원전 1→4기로 늘려 발주"
사업비 9조에서 30조로 증가 전망…4월15일까지 입찰 제안서 제출

2011년 3월15일 촬영한 체코 두코바니 원자력발전소와 예배당의 모습. 수도 프라하에서 동쪽으로 200㎞가량 떨어져 있다. 2022.11.30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체코 신규 원전 건설 입찰에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탈락하며 한국수력원자력이 수주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체코 정부가 기존 계획보다 원전 3기를 추가로 건설할 방침을 밝혀, 수주에 성공할 경우 30조원 상당의 성과를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1일 한수원과 원전업계 등에 따르면 체코 두코바니 원전 건설사업에서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탈락해 한수원과 프랑스의 프랑스전력청(EDF)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두고 경쟁한다.

체코 정부는 2022년 두코바니 5호기(1200㎿ 이하급) 건설을 발표하고, 지난해 미국과 한국, 프랑스로부터 입찰서를 받았다.

입찰서를 심사한 결과, 체코 정부는 웨스팅하우스가 제출한 입찰은 법적 구속력이 없어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를 들며 탈락시켰다.

체코는 당초 계획을 더 확대해 소련이 건설했던 테멜린 및 두코바니 발전소에 3기의 원자로도 더 건설할 계획이다. 동시에 다수의 원자로를 지을 경우 처리장 등 공용시설 비용을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원자로 1개당 건설 비용을 최대 25% 아낄 수 있을 것으로 체코 정부는 보고 있다.

원전업계는 체코 원전 수주에 성공하면 30조원에 달하는 수주성과를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2개의 원전을 건설하는데 15조원가량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두코바니 원전은 총사업비가 9조원에 달했는데, 이번에 발주규모가 커지면서 수주 가능성에 더욱 큰 기대가 실린다. 그간 가뭄에 시름 해온 원전 플랜트 및 부품공급사들에는 단비가 될 수 있는 만큼 원전업계로서는 놓칠 수 없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건설단가가 높은 EDF(EPR1200)와 미국(AP1000)에 비해 한수원의 APR1000의 가장 큰 장점은 경제성이다. 다만 유럽원전 시장에 큰 영향력을 가진 EDF와 경합 중인 만큼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체코 정부는 오는 4월15일까지 한수원과 EDF는 새로운 입찰 제안서 제출을 요구했다.

정부는 체코 원전 수출 등에 총력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원전수출협력과로 설치하고 올해 원전 예산도 대폭 확충했다.

원전 생태계 강화 및 수출산업화 지원, 혁신형 원전 개발 등 예산은 지난해 보다 1877억원 늘어난 7615억원으로 32.7% 증액됐다. 원전 수출의 애로사항으로 꼽혀왔던 원전수출보증은 올해 250억원이 신규 편성됐고, 혁신형SMR 기술개발 사업 예산은 300억원이 늘었다.

한수원 관계자는 "오는 6월 우선협상대상자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며 "체코 원전 수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phlox@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