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 위기감, 제조업 회복 상쇄…기업경기 뒷걸음질
전산업 업황실적 BSI 1p 하락…3개월 만에 내림세
반도체 회복, 아직 체감 미흡…건설업은 실적도 전망도↓
- 김혜지 기자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기업 체감 경기가 3개월 만에 다시 하락했다. 수출 호황에 올라탄 제조업의 회복 조짐을 건설업 등 비제조업 부진이 상쇄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24년 1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전산업 업황실적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전월 대비 1포인트(p) 하락한 69를 기록했다.
BSI는 현재 경영 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지수화한 통계로, 긍정적 응답이 우세하면 지수가 100을 웃돈다. 기업 체감 경기라고 볼 수 있다.
전산업 업황실적 BSI는 지난해 9월(73) 반짝 상승세를 보인 뒤 같은 해 10월(70)에는 3p 하락했으며 지난 12월까지 동일한 수준을 이어오다 이번에 석 달 만에 내림세를 나타냈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제조업 업황이 회복세를 보임에도 불구하고 건설업 등 비제조업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전산업 업황실적 BSI가 내렸다"고 말했다.
1월 제조업 업황실적 BSI는 한 달 새 1p 상승한 71을 기록했다.
주로 고무·플라스틱(+14p), 1차 금속(+8p), 화학물질·제품(+5p) 등의 업황이 개선된 영향이다.
고무·플라스틱은 플라스틱 가공품 매출이 증가했으며, 1차금속은 주요제품 가격이 오르고 원자재 가격은 내린 영향이 컸다. 화학물질·제품의 경우 중국 화학제품 재고 증가율이 둔화한 데다 수익성도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황 팀장은 "반도체 수출 회복으로 업황 실적이 나아졌다는 응답도 있었으나 아직은 전망 쪽에 보다 반영되는 모습"이라며 "화학제품이나 철강 쪽이 오히려 플러스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1월 비제조업 업황실적 BSI는 한 달 전보다 3p 하락한 67로 조사됐다.
이는 정보통신업(-8p), 건설업(-5p),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7p) 등의 실적이 악화한 여파다.
정보통신업의 경우 연말 예산소진을 위한 IT 컨설팅 수주효과가 사라졌고, 건설업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위기감으로 인한 조달금리 상승과 원자재 가격 상승이 수익성을 끌어내렸다. 이에 영향을 받아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도 건설 설계용역 발주가 감소했다.
황 팀장은 "건설업은 업황전망 BSI도 4p 하락해 실적과 함께 향후 전망도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다음 달 전산업 업황전망 BSI는 한 달 전과 같은 68로 조사됐다. 제조업(장기평균 81)이 2p 상승한 71를, 비제조업이 전월과 동일한 68을 기록했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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