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 25대 농협중앙회장 선거 '3파전'…관전 포인트는
본선 7명 후보 중 강호동·송영조·조덕형 '3강 구축'
17년 만에 직선제…영남 8년만 탈환 or 충남 최초 깃발
- 이정현 기자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25대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조합원 수 206만명, 메머드급 조직인 농협의 인사와 사업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초미 관심사다. 여기에 이번 선거는 17년 만에 다시 직선제로 치러지면서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24일 농협과 업계 등에 따르면 오는 25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 대강당에서 25대 농협중앙회장을 선출하는 선거가 실시된다. 이번 선거는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직선제로 치러진다.
애초 농협중앙회장은 정부가 직접 임명했다. 이후 1988년 회원 조합장들이 직접 선거로 중앙회장을 선출하고 연임에 제한이 없도록 법이 개정되면서 직선제로 선출하게 됐다.
하지만 이렇게 직선제로 뽑힌 1~3대 회장들이 비자금 조성 등 비위행위로 줄줄이 구속되면서 정부는 2009년부터 선거 방식을 간선제로 바꾼 뒤 연임이 불가능한 지금의 단임제로 변경했다. 그럼에도 간선제에 따른 투명성·공정성 시비가 지속하자 정부는 다시 법 개정을 통해 선거방식을 직선제로 다시 바꿨다.
이번 선거에는 모두 8명의 후보자가 출사표를 던졌는데, 선거 양상은 막바지로 흐르면서 '3강 체제'가 구축된 모습이다. 지난 22일 최성환 부경원예농협 조합장이 후보직을 전격 사퇴하면서 전체 후보자 수는 7명으로 줄었다.
'3강' 후보군에는 강호동 경남 합천율곡농협 조합장, 조덕현 동천안농협 조합장, 송영조 부산 금정농협 조합장이 거론되고 있다.
이력만 놓고 봐도 송 조합장이 6선, 강 조합장이 5선, 조 조합장이 3선으로 농협조직 내 잔뼈가 굵은 인사들이다.
특히 강 조합장과 송 조합장은 각각 경남 합천, 부산을 연고지로 하고 있는데, 이들 중 1명이 당선되면 영남권에서는 최원병 전 농협중앙회장 이후 8년 만에 다시 농협 수장을 배출하게 된다. 반면 이들을 제치고 조 조합장이 당선되면 '충남 최초의 농협중앙회장'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
먼저 강호동 조합장은 '새로운 대한민국 농협’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100대 공약을 제시했다. 대표적인 게 지역농·축협 경제사업 활성화다. 농·축협을 위한 무이자 자금 20조원을 조성해 조합 1곳당 200억~500억원을 지원해 농·축협의 경영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계획이다.
또 상호금융을 독립시켜 제1금융권 수준으로 키우겠다고 공약했다. 이를 위해 강 후보는 규제를 풀어 각종 상품개발, 인력 전문화를 통해 지역 농·축협의 수익 창출을 위해 다양한 변화를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유통손실보전자금·농산물 가격안정기금·품목별 자조금 등 확대를 비롯해 지역농협 설립인가 기준 완화, 원로조합원제 도입, 농업인력 문제 해소 등도 약속했다.
조덕형 조합장은 농민의 농협을 만들어 중앙회를 농축협에 돌려주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이를 위해 조합장 경제부회장 신설, 감사위원장 조합장 직선제 선출, 조합장들로 구성된 혁신위원회 설치하고, 농축협 균형발전 4개년계획 추진, 농축협 종합컨설팅지원부를 설치해 컨설팅을 토대로 무이자자금 50억원 지원, 도시-농촌농협 이익공유제 등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여기에 농업소득 향상을 위해 유통비용 30%를 줄이는 유통대혁명 추진, 경영비 절감 종합대책 추진으로 영농자재 공급원가 30% 절감 등을 약속했다. 또 농협의 미래세대인 청년조합원 육성을 위해 농축협 자체 청년농 육성프로그램 지원, 농축협 청년이사제 도입, 농축협 스마트농업 실습장 조성비 및 현장학습비 지원 등을 추진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송영조 조합장은 '도농상생'을 강조하며 농촌농협과 도시농협이 함께 손잡고 공영 공존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겠다고 약속했다. 여기에 농가 일손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지방자치단체와 협의 후 각 지역본부에서 '외국인 근로자 종합 지원센터'를 설치·운영할 것을 공약했다. 또 전권을 부여한 '농협중앙회 혁신위원회'도 만들어 공약 실천과 중앙회 개혁도 이끌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조합장 처우 개선과 위상 강화 △쌀·축산·인삼 현안 해결 △농·축협 경제사업 지원 △농·축협 조합원 제도 개선 △중앙회 자금지원 확대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번 투표에는 전국 지역농협과 지역축협, 품목조합 등의 조합장 1111명이 참여한다. 이중 조합원 수가 3000명 이상인 조합의 조합장(141곳)은 2표를 행사한다. 이 때문에 전체 표 숫자는 1252표로 계산된다.
당선 가부는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으면 결정된다. 하지만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 2위 후보 간 결선투표가 진행된다.
새 중앙회장 임기는 오는 3월 정기총회 이후 시작된다.
euni12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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