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클러스터에 622조원 투자…수출 1200억달러 목표 총력 지원

반도체 공급망 자립률 2030년까지 50%↑, 1조 클럽 소부장기업도 10개로
산업장관 "세계 최고의 반도체 경쟁력 확보, 청년에는 좋은 일자리"

15일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을 주제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2024.1.1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정부는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에 오는 2047년까지 예정된 622조원의 민간 투자를 적극 지원해 세계 최대·최고의 반도체 생산기지를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15일 밝혔다.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는 경기 평택·화성·용인·이천·안성·성남 판교·수원 등 경기 남부의 반도체 기업과 관련기관이 밀집한 지역 일대를 말한다. 올해는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구축을 가속화하고, 반도체 수출 1200억달러, 민간투자 60조원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새해 들어 세 번째로 마련한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방안을 보고했다.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이란 주제로 진행된 발표에서 정부는 △인프라‧투자환경 △생태계 △초격차 기술△인재를 4대 중점과제로 선정, 적극 추진해 가기로 했다.

5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나노코리아 2023'에서 관람객들이 웨이퍼를 살펴보고 있다. 오는 7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배터리, 바이오 등 국가 전략산업분야 적용될 다양한 나노융합 제품과 기술을 만날 수 있다. 2023.7.5/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전력·용수 등 핵심 인프라 적기공급…매력적인 투자환경 조성

메가 클러스터는 2012만㎡ 면적에 2030년 기준 월 770만장의 웨이퍼 생산이 가능하도록 '메모리-파운드리-디자인하우스-팹리스-소부장' 등 반도체 전분야 밸류체인의 집적단지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현재 19개의 생산팹과 2개의 연구팹이 집적된 메가 클러스터에 오는 2047년까지 모두 622조원의 민간 투자를 통해 총 16개(생산팹 13개, 연구팹 3개)의 신규팹이 신설될 예정이다.

이를 위한 과제별 주요 내용을 보면 우선 메가 클러스터 조성에 가장 기본적인 인프라·투자환경 조성을 차질 없이 지원해 나간다.

현재 신규로 조성을 추진 중인 용인 국가산단과 일반산단에는 총10GW 이상의 전력과 일 110만8000톤의 용수가 추가로 필요하다. 이에 정부는 초기수요 전력 3GW는 산단 내 LNG 발전소를 활용해 충당하고, 나머지 7GW의 전력수요는 원거리에서의 발전 전력을 공급받는 식으로 계획을 확정한 상태다. 차질 없는 계획 이행을 위해 지자체 등 관계기관과 총력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또 전력설비, 용수 관로 등 인프라 설치 관련 인허가가 신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지난해 7월부터 운영 중인 '인허가 타임아웃제' 등의 활용도를 더 높이고, '국가기간 전략망 확충 특별법' 제정을 통해 송전선로 건설기간을 30%이상 단축할 예정이다. 인허가 타임아웃제는 해당 일대에서의 반도체 인프라 관련 인허가 처리 요청 후 60일이 경과하면 처리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매력적인 투자환경 조성을 위해 현재 22개인 반도체 세액공제 대상 기술(국가전략기술)을 더 확대하고, 도로‧용수‧전력 등 기반시설에 대한 국비 지원을 강화한다.

정부는 반도체 등 첨단산업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최대 25%로 높인 바 있다.

올해 반도체 예산도 전년대비 두 배 규모 확대한 1조3000억원으로 편성하고, 국무총리 주재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를 통해서는 반도체 킬러규제를 신속히 철폐해 나갈 계획이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1일 경기도 SK하이닉스 이천사업장을 방문, 반도체 생산라인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24.1.11/뉴스1

◇튼튼한 반도체 생태계 구축

정부는 현재 30% 수준인 공급망 자립률이 반도체 공급망 리스크로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 오는 2030년까지 공급망 자립률 '50%', 1조 매출 클럽 10개 기업 육성(현재 4개)을 목표로 메가 클러스터를 활용한 소부장 역량 강화를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먼저 소부장 업계의 숙원사업으로 현재 공백상태에 있는 양산 검증 지원을 위한 '테스트베드'를 오는 2027년까지 완공한다는 목표다. 테스트베드는 9000억원이 투입, 용인 클러스터 내 구축 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국내 기술 부족에 따른 기술력 제고를 위해서는 올해 전년보다 4배 증액한 2000억원 규모의 외국인 투자유치 인센티브(현금지원)를 적극 활용, 글로벌 TOP 10 장비기업 R&D 센터 유치로 보완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또 국내 파운드리 강점을 기반으로 팹리스 기업을 육성, 시스템 반도체 밸류체인을 완성할 계획이다. 팹리스 업계의 주요 애로사항인 △네트워킹 강화 △시제품 제작기회 확대 △자금 지원 등에 주력해 2030년까지 팹리스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10%로 확대하고(현 3%), 글로벌 매출액 상위 50위 내 팹리스 기업 10개를 육성(현 1개)하는 게 목표다.

이 외에도 수요기업-팹리스 간 기술교류회를 신설해 팹리스의 일감확보를 위한 네트워킹 활동을 지원하고, 팹리스가 개발한 칩 성능 검증을 위한 '검증지원센터'를 신규로 구축할 계획이다.

자금지원과 관련해서는 대출·보증을 우대 지원하는 정책금융을 전년 6조6000억원에서 향후 3년간 총24조원으로 확대하고, 최대 1.3%p의 우대금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지난해 모펀드 자금 납입 절차를 진행한 3000억원 규모 '반도체 생태계 펀드'의 경우 1분기부터 팹리스·소부장 기업을 대상으로 본격 투자를 운용할 계획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빌럼 알렉산더르(Willem Alexander) 네덜란드 국왕이 12일(현지시간) 벨트호벤 반도체 장비기업 ASML 본사에서 열린 한-네덜란드 첨단반도체 협력 협약식에서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과 피터 베닝크(Peter Wennink) ASML 회장의 차세대 반도체 제조기술 R&D센터 설립 MOU 체결을 지켜보며 손뼉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12.13/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글로벌 반도체 동맹 기반 공급망 강화

미국·일본·EU·영국·네덜란드 등 반도체 밸류체인 핵심국과 정상 외교를 통해 구축한 ‘글로벌 반도체 동맹’을 기반으로,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협력기반을 공고히 다져나갈 계획이다.

최근 국빈방문한 네덜란드를 포함한 주요 협력국과 글로벌 공급망 협력 플랫폼을 구축해 핵심소재 등에 대한 공급망 국제공조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또 해외 우수 대학·연구소 등과의 연구 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미국, EU 등 현지에 '산업기술 협력센터'를 설치하는 한편, 미국·독일 등 글로벌 첨단 연구팹과 연계해 첨단패키징 기술개발 제품 성능평가 등 기술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전 세계적인 반도체 인력부족 현상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석·박사부터 학부생을 아우르는 인력 교류 프로그램을 본격 운영할 계획이다. 지난 12월, 네덜란드 국빈방문 계기에 양국간 개설을 합의한 '한-네 첨단 반도체 아카데미'는 다음 달 1차 양성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수출 1위 산업인 반도체 경기 회복을 맞아 올해는 수출 1200억달러를위해 노력하겠다"면서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의 조기 완성을 통해 세계 최고의 반도체 경쟁력을 확보하고, 청년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민생을 따뜻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euni121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