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 가격으로 회귀한 산지쌀값…정부 대책에도 하락세

작년 고점 기록 10월5일 대비 9.7% 하락…업계 재고부담 '여전'
농협 재고량 전년比 20만톤 늘려…정부, 사료·주정용 방출 박차

서울 시내 한 대형 식자재 마트에서 한 시민이 쌀을 고르고 있다. 2023.11.23/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산지쌀값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지난해 9월과 비슷한 수준까지 떨어졌다. 정부가 쌀값 반등을 위해 다양한 대책을 내놓았으나 업계에서는 여전히 하락세를 점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산지쌀값은 20㎏당 4만9164원으로 지난해 최고점을 기록한 10월5일(5만4388원) 대비 9.7%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9월5일(4만9851원)과 비슷한 가격으로 산지쌀값은 10월5일 이후 단 한 차례의 반등도 없이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농식품부는 지난해 말 공매 미실시, 산물벼 전량 인수, 정부양곡 40만톤 사료용 처분, 민간재고 해외 원조용으로 매입 등의 대책을 내놨다.

유통업체들이 벼 매입물량 증가로 재고부담과 올해 단경기(5~7월) 쌀값 하락을 우려하자 이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이었다.

하지만 이같은 정부의 대책에도 업계의 불안감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민간 중소형 업체들은 재고부담이 여전하다는 이유를 들며 벼 매입을 꺼리며 농협의 재고량이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업계는 시장상황을 관망하면서 추가 하락세가 관측될 경우 매입할 의사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생산된 쌀은 370만2000톤인데, 농협 또는 민간RPC가 매입한 물량은 220만여톤에 달한다.

농가에서 보관하고 있는 쌀이 150만톤에 달하는 상황이지만 매입된 양은 전년보다 37만톤 더 많은데 이에 대한 업계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쌀 출하를 원하는 농민들은 민간 RPC로의 판매가 여의치 않자 농협으로 매물이 몰리고 있다. 이에 지난해 12월20일 기준 농협의 쌀 재고량은 138만톤으로 전년보다 20만톤 많은 수준을 기록했다.

정부는 이달부터 정부양곡의 사료·주정용 매각과 해외원조 물량 방출을 빠르게 추진할 방침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아직 업계에서 재고부담을 느끼며 쌀을 매입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재고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방출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년 1~2월은 쌀 수요가 감소하는 시기인 만큼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phlox@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