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조+공공요금 동결' 상반기 2%대 물가 총력…수출 7천억달러 목표(종합)

[2024경방]올해 성장률 2.2% 전망…소비·관광 활성화 유도
신용카드 세액공제 확대, 무역금융 역대최대 355조 규모 공급

지난해 1월 서울 서초구의 한 대형마트가 명절 과일세트 등 장을 보는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2023.1.16/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세종=뉴스1) 이철 기자 = 정부가 올해 물가상승률을 2.6%로 전망하며 상반기에 2%대 조기진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10조8000억원을 투입해 먹거리·에너지 물가안정을 지원하고, 최근 가격이 치솟는 과일에 대해 역대 최고 수준으로 관세를 면제 또는 인하하기로 했다.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기존보다 0.2%p 낮은 2.2%로 전망했다. 경기회복을 위해 수출 목표인 7000억달러를 조기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인프라·방산·원전 등 해외수주 목표액도 570억달러로 세웠다.

아울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에서 태영건설 사태의 여파가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선제 조치에 나선다. 유동성 위기를 겪는 사업장은 직접 매입한 뒤 매각하고, 85조원 수준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가동하기로 했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물가 안정 총력…상반기 2%대 조기진입 목표정부는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같은 내용의 '2024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정부는 농축산물 할인지원, 에너지바우처 등 물가관리·대응 예산을 전년 대비 1조8000억원 확대해 총 10조8000억원을 배정하고 물가 안정에 나선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물가상승률은 올해 초 3% 수준에서 시작하고 연말에는 2% 초반대 정도로 수렴해 연간 2.6% 정도 상승할 것"이라며 "올해 상반기 내 물가상승률 2%대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식품·원자재에 약 7500억원규모의 할당관세를 부과하고 유류세와 발전연료 개별소비세를 인하하는 등 세제지원을 강화한다. 특히 최근 치솟는 과일가격의 안정을 위해 21종의 관세를 역대 최고 수준으로 면제·인하하기로 했다. 관세 1351억원을 지원해 상반기 중 30만톤을 시장에 투입할 예정이다.

아울러 기재부는 중앙·지방 공공요금을 상반기 동결 기조로 운영하기로 했다. 공공기관의 경우 물가안정 기여 성과를 경영평가에 반영한다. 지방자치단체는 대중교통 등 서민생활 밀접 품목에 대한 물가안정 노력 평가 비중을 확대한다.

대규모 적자를 본 한국전력공사 등과 관련해 김 차관은 "지금 기름값, 가스값이 좀 떨어지면서 흐름상으로 (한전이) 이익을 보고 있는 구조"라며 "누적 손실 부분을 한 번에 덜어줄 것인지, 단계적으로 갈 것인지, 시기를 어떻게 갈 것인지 등의 부분은 조정해야 할 과제"라고 설명했다.

이외에 1학기 학자금 대출금리(1.7%)를 동결하고 취업 후 상환 학자금 대출 연체 가산 이자율은 월 1.2%에서 0.5%로 낮춘다. 의료부문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건강보험료 체납 시 급여제한을 면제하는 소득 기준, 재산 기준 등을 완화한다.

1일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에서 컨테이너 상·하역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2024.1.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무역금융 '역대 최대' 355조 공급…"대외 건전성 리스크 감소할 것"

정부가 예상하는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2.2%다. 지난해 7월 당시 전망보다 0.2%포인트(p) 낮췄다. 고물가·고금리 영향이 올해까지 이어지며 경기 회복을 방해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경기회복을 위해 정부는 수출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올해 수출 목표는 7000억달러, 인프라·방산·원전 등 해외수주 목표액은 570억달러로 세웠다.

우선 무역금융을 역대 최대인 355조원 규모로 공급한다. 기업의 수출·무역보험 한도를 확대하고, 수출팩토링 서비스를 제공한다. 업황 부진품목 수출업체에 대해서는 수출입은행의 대출금리 인하 등을 통해 비용부담 완화를 지원한다.

해외수주 570억달러 달성을 위한 인프라·방산·원전 등에 대한 전폭적 지원도 이뤄진다.

인프라 측면에서는 2027년 '4대 강국' 도약을 목표로 해외건설 400억달러 수주 달성 지원을 위한 국가별·프로젝트별 맞춤형 수준전략을 추진한다. 방산의 경우 방산기술을 신성장·원천기술로 지정해 수주 확대를 뒷받침한다.

원전은 유망수주국에 대한 전략적 협력채널을 강화하고, '설비-운영-정비' 등 원전산업 전주기 수출을 위한 신프로젝트를 발굴한다. 상반기 중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설비 개선사업 등 대규모 설비사업 수주도 추진할 계획이다.

김 차관은 "고물가·고금리 장기화, 부문 간 회복 속도의 차이 등으로 수출 중심의 경제 회복세가 내수로 이어져 국민 모두가 체감하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라며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지난해 310억달러 수준에서 올해 500억달러 정도로 개선되면서 대외 건전성 리스크는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8월27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외국인 관광객들과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2023.8.27/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물가 잡고 경기부양 나선다…내수 활성화+방한 관광 유도

정부는 상반기 물가를 2%대로 잡으면서 침체된 경기를 서서히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올해 카드 사용액이 전년보다 5% 이상 증가하는 경우 해당 증가분에 대해 10% 추가 소득공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추가 공제 한도는 연간 100만원이다.

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해서는 각종 할인과 프로모션을 펼치는 '여행 가는 달'을 연 2회(2·6월)로 늘린다. 숙박쿠폰은 작년 9만장에서 올해 45만장으로, 근로자 휴가지원사업도 9만명에서 15만명으로 확대한다.

전통시장 소득공제율은 40%에서 80%로 한시 상향하고 기업의 전통시장 지출에 대한 업무추진비 손금 한도 특례도 신설한다. 온누리상품권 사용처도 골목형 상점가 지정 요건 완화 등을 통해 5만개 이상 늘리겠다는 목표다.

올해 방한 관광객 목표는 2000만명이다. 중국 단체관광 비자수수료 면제를 연장하고 면제 대상을 단체관광 비자발급국가 전체로 확대(연말까지)한다. 대상은 중국,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인도, 캄보디아 총 6개 국가다.

5월 예정된 듀티프리(Duty-Free) 페스타의 할인폭(20%→30%)과 기간(31일→40)을 확대하고 K-pop 콘서트 등과 연계해 소비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서울 남산에서 내려다 본 서울의 아파트 단지. 2023.12.29/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부동산 리스크 집중 관리…85조 유동성 공급

정부는 최근 태영건설 사태 등 부동산PF 시장의 리스크를 줄이는 것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85조원 수준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시장상황에 맞춰 집행하고 필요시 유동성 공급을 추가 확대한다. 사업성은 있으나 일시적인 유동성 어려움을 겪는 사업장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매입 후 타 시행사·건설사에 매각한다. 반면 사업성이 부족한 경우 PF 정상화 펀드(2조2000억원)를 통해 사업장 매입 및 재구조화를 하기로 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민간 공동출자로 설립된 'PF 정상화펀드' 내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가 부동산을 매입할 땐 내년까지 취득세를 50% 감면할 방침이다.

정부는 또 건설경기 회복을 위해 사회간접자본(SOC) 예산(26조4000억원)의 65%를 상반기에 조기 집행한다.

김 차관은 "건설 투자, 건설 경기 부진에 따라 부동산PF 리스크 등 잠재적인 위험에 대한 우려가 확산될 것"이라며 "전반적으로 봤을 때 지금 건설경기가 조금 안 좋은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금 어느 정도 지원이 필요한 시기라는 인식을 하고 있다"며 "이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건설업과 관련해서는 별도로 대책을 준비 중이고, 적절한 시기에 발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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