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 출범…2027년 거래액 3.7조 규모 목표

'세계 최초' 온라인 도매시장, 연 7천억 유통비용 절감 기대
전남서남부채소농협-더본코리아 양파 10톤 첫 거래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농식품부 제공)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세계 최초의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이 30일 출범했다. 전국의 생산자와 수요자를 직접 연결하는 방식으로 농산물 유통비용 감축 효과는 물론, 소비자들도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서울 aT센터에서 출범식을 가졌다.

온라인도매시장은 일정 요건을 갖춘 다양한 판매자와 구매자가 시·공간 제약 없이 24시간 자유로운 거래가 가능한 전국 단위 시장이다.

지난 2월 민·관 합동 개설작업반을 구성한지 10개월 만에 공식 출범했다.

농식품부는 2024년 5000억원, 2027년 3조7000억원의 거래 목표를 세웠다. 2027년 국내 청과물 시장의 20%를 대체해 '온라인 가락시장'을 구축하는 것이 농식품부의 목표다.

도매시장이 정부 목표대로 성장하면 도매 단계 유통비용을 연간 7000억원 절감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온라인도매시장 1호 거래 품목은 양파로 결정됐다. 전남서남부채소농협과 더본코리아가 10톤의 양파를 거래했다.

전남서남부채소농협이 선별 과정을 거쳐 음성 전처리센터까지 직배송할 계획이다.

온라인도매시장에서는 상품거래가 체결된 이후 산지에서 구매처로 직배송되는 만큼 유통단계가 단축된다.

생산자는 기존 거래선을 유지하는 가운데 새로운 출하처를 확보할 수 있게 돼 선택권이 확대된다. 구매자도 전국의 상품을 플랫폼에서 비교·구매할 수 있어 합리적 가격으로 농산물을 조달할 수 있는 기회가 커진다.

일례로 제주 감귤은 가락시장을 거쳐 각각 도소매상으로 전해진 후 소비자들에게 판매돼 물류비가 증가하던 것이 직접 배송을 통해 물류비 절감효과를 낼 수 있게 됐다.

농식품부는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진행된 파일럿 사업을 통해 농가수취가격은 4.1%, 출하·도매 비용은 7.4% 절감된 것을 확인했다.

농식품부는 대량 거래 농산물 품질관리 역량을 고려해 출범 시 판매자 자격요건은 연 거래 규모 50억원 이상 생산자단체·법인으로 설정했다. 당초 100억원으로 설정됐으나 생산자들의 하향요구가 빗발쳐 기준을 낮춘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도매시장은 품목, 수량 등 기본정보 외에 온라인 거래에 적합하도록 당도·산도, 색택, 크기 등 상세한 품질 정보를 함께 제공한다.

특히 품질 관련 분쟁 발생 시 3단계 분쟁조정 과정을 통해 해소할 계획이다.

또 판매자·구매자에 대한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판매자에 대한 플랫폼 이용 수수료(거래 금액의 0.3%)를 3년간 면제하고 구매자 대상 특별 보증보험증권(보험료율 상한 1.85%) 제공 및 일부 보험료 환급도 지원한다.

물류업체 매칭 수수료(10%), 견본택배비 등 물류 관련 비용도 지원할 방침이다.

김종구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우수사례를 발굴·확산하고, 참여업체 대상 인센티브 제공 등을 통해 온라인도매시장의 조기 안착을 지원하겠다"며 "2027년까지 산지 농산물유통센터(APC) 100개소를 스마트 농산물유통센터(APC)로 전환하고, 민간의 유통혁신과 신산업 창출 지원을 위한 디지털화된 농산물 유통정보 공개 등 농산물 유통의 디지털 혁신을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은 "세계 최초로 운영하는 온라인도매시장은 그 누구도 가보지 않은 전인미답의 길"이라며 "절감되는 도매 단계 유통비용은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혜택으로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phlox@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