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안정 추진에도 8% 치솟은 농식품…정부, 연일 식음료 업계 압박
10월 농축산물 소비자물가 전년比 8.0%↑…우유·과자·당류 등 폭등
정부 광폭행보 통해 업계에 인상자제 '압박'…현장방문 잇따라
- 임용우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정부의 물가안정 노력에도 농산물, 가공식품 등의 물가가 치솟자 정부가 현장방문을 통해 식음료 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가공식품, 농식품 분야 각 업계를 상대로 연이은 현장방문을 통해 물가안정에 협조해줄 것을 요청하며 압박강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2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농축산물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보다 8.0% 높았다.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전년보다 4.9% 오르며 전체 상승률(3.8%)을 1.1%포인트(p) 상회했다.
아이스크림 소비자물가지수는 작년 같은 달 대비 15.2% 뛰었으며 우유는 14.3% 올랐다. 빵은 5.5% 올랐으며 과자·빙과류·당류는 10.6%가 오르고 커피·차·코코아는 9.9%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물가가 치솟자 농식품부는 한훈 차관을 물가안정책임관, 박수진 식량정책실장을 상황실장으로 두고, 배추, 양파, 마늘, 생강, 대파, 소·돼지·닭고기, 쌀, 빵, 우유, 햄버거 등 28개 품목의 담당 사무관을 지정했다.
각 품목마다 담당자를 지정해 물가를 밀착 관리하겠다는 정부의 의지였다.
이에 업계는 가격을 그대로 두고, 용량을 줄이는 등의 방식으로 이윤을 추구하려고 했으나 정부가 즉각 제동을 걸었다. 가격은 그대로 두고 용량만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 또는 질을 낮추는 '스킴플레이션' 등 '꼼수 가격 인상'으로 규정하고, 실태조사를 진행하는 동시에 제도를 보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은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밀 가격이 기존보다 2배 이상 올랐을 때 제품 가격을 인상했는데, 최근 하락세에도 제품 가격은 내리지 않고 있다"며 "이에 대해 업계와 대화를 나누려고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업계가 지속적으로 원부자재 가격, 물류비, 인건비 상승 등을 이유로 제품가격 인상을 추진하자 정부는 광폭행보를 통해 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이달초 농식품부는 동서식품과 롯데칠성음료(005300), 삼양식품(003230), 농심(004370) 등을 찾아 물가안정을 위한 제품 가격 인상 자제 등을 요청했다. 지난 28일에도 한훈 차관과 국장급 2명이 하림(136480), 빙그레(005180), 씨제이프레시웨이(051500) 등을 물가안정을 위한 협조를 당부했다.
이같은 정부 압박에 일부 업체들은 가격 인상을 철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뚜기(007310)는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대표 제품 24종의 가격 인상 결정을 전격 취소한 데 이어 씨제이제일제당(097950)은 가공식품, 장류, 풀무원(017810)은 생수 가격 인상을 취소한 바 있다.
농식품부는 지속적으로 과자·가공식품 업계 등을 대상으로 물가안정 협조를 구할 방침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지금은 물가안정을 위해 모두의 협력이 절실한 시기"라며 "업계 차원의 원가절감, 경쟁력 강화 등을 통한 가격안정 노력에 협조해달라"고 말했다.
phlox@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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