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선 롤러코스터, 전력망 설비·투자 위축이 원인?

변전소 '전압강하' 현상으로 경기남부 곳곳 정전
한전 재무위기에 전력망 설비투자 위축…"부작용 심각"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에서 탑승객 무게와 똑같은 더미(Dummy)를 태운 놀이기구 티익스프레스의 시운전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다.(에버랜드 제공) 2023.2.9/뉴스1

(세종=뉴스1) 심언기 기자 = 최근 평택 한 변전소에서 원인미상의 전압 강하 현상이 발생하면서 안정적 전력공급망에 대한 우려와 함께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영난이 심각한 한국전력공사의 설비 보강·투자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19일 소방당국과 한전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경기 평택시 소재 한 변전소에서 알 수 없는 전압 강하 현상이 발생해 에버랜드의 롤러코스터(티익스프레스)가 멈춰서는 등 평택과 용인 인근 수십 곳에서 순간적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

정전으로 티엑스프레스 운행이 멈춰 탑승객 수십명이 수 분간 고립됐다가 직원들의 구조로 내려와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경기 지역 곳곳에서 엘리베이터에 갇히는 등 사고가 발생해 소방당국의 출동이 잇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정전사태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순간적인 전압 강하 현상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전력공급이 중단되는 정전과는 다르지만, 일정한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전압이 순간적으로 떨어져 고출력 설비나 전력공급량에 민감한 품목들이 영향을 받았다. 한전은 정확한 원인파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평택 변전설비 전압강하 현상은 0.05초가량으로 매우 짧았지만 이로 인해 경기 남부권 일대 곳곳에서 전력공급에 문제가 발생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공장도 영향을 받았지만, 다행히 자체적 정전 방지 및 전압유지 장치를 설치해 생산 차질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극히 드문 사례이지만 에너지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의 원인이 전력망 설비 유지보수 및 투자가 위축된 영향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기요금 심각한 부채에 시달리고 있는 한전은 지난 5월 전력망 설비 건설·투자 일부의 시기를 조정하겠다는 내용의 자구안을 발표한 바 있다. 설비투자를 뒤로 미뤄 당장의 시급한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하는 셈이다.

에너지업계 한 관계자는 "송·배전망 미래 투자가 차질을 빚어 전력망 공급 이상으로 이어질 경우 국민 생활은 물론 산업계와 우리나라 경제 전체에 심각한 부작용으로 되돌아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eon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