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량 넉 달째 늘어…"금리 오른다" 수익증권·예금 인기

고금리 장기화에 금리 연동형 펀드·MMF 등 불티
증시 약세에 투자 대기자금, 은행 예금으로 이동

(자료사진) /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지난 9월 시중에 풀린 돈이 4개월 연속으로 늘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고금리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하면서 금리 연동형 상품과 머니마켓펀드(MMF), 은행 예금 등으로 돈이 몰렸다.

한국은행이 14일 공개한 '2023년 9월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광의통화(M2) 평잔은 3847조6000억원으로 한 달 전에 비해 18조1000억원(0.5%) 증가했다.

이는 지난 6월 이후 4개월 연속 증가세다. 증가 폭은 전월(0.2%)보다 컸지만 지난 7월(0.7%)에 비해서는 작았다.

연 3.50%의 긴축적인 기준금리가 운용되는 중에도 시중 자금은 넉 달 연속으로 풍부해진 셈이다.

전년 동월 대비 M2 증가율은 2.5%로 집계됐다.

M2는 넓은 의미의 통화량을 나타내는 지표로서, 현금·수시입출식 예금과 2년 미만 정기예적금·금융채 등을 포괄한다.

지난 9월 통화량 증가의 배경에는 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기대가 있었다.

연준이 예상보다 오래 높은 수준의 금리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되면서 미 국채 등 시장금리가 치솟자, 금리 연동형 ETF(상장지수펀드)를 비롯한 파생형 펀드와 채권형 펀드를 중심으로 수익증권이 한 달 새 9조4000억원 급증했다.

단기성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MMF의 경우 8조1000억원이 늘어나면서 전월(-0.5조원)의 감소세를 벗어났다. 안정된 이자 수익이 보장되는 동시에 현금화도 수월한 장점이 시중 자금을 끌어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도 한 달 새 3조6000억원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주식시장 관망세 확산, 금리 상승 기대로 늘어난 투자 대기 자금이 유입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장형상품 역시 금융기관의 적극적인 자금조달 노력으로 양도성예금증서(CD)를 중심으로 3조4000억원 늘었다.

반면 요구불예금(-5.2조원), 금전신탁(-3.6조원)은 감소했다.

주체별로는 가계 및 비영리단체에서 16조9000억원 증가했다. 가계의 여윳돈이 정기예적금과 요구불예금에 주로 몰렸기 때문이었다.

수익증권이 불티난 덕택에 기타금융기관도 6조원이 늘었다.

반대로 기업은 1000억원 증가에 그쳤으며, 기타 부문은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현금과 요구불예금·수시입출금식저축성예금만 포괄하는 좁은 의미의 통화량(M1)은 1184조90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1조2000억원(-0.1%) 감소했다. 감소 폭은 전월의 2조8000억원(-0.2%)보다 축소됐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0.0% 감소해 13개월 연속 감소 행진을 이어갔다.

만기 2년 이상 금융상품 등을 포함한 금융기관유동성(Lf)의 경우 한 달 새 16조5000억원(0.3%) 증가했다. 국채·지방채까지 포함한 광의 유동성(L)은 전월 말보다 0.2% 줄었다.

icef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