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그래도 하늘의 별따기인데"…국세청 올해 승진규모 '반토막'

국세청 올해 6급 이하 승진자 850명…1년 새 961명 ↓
정원 줄고 복직자 늘어난 영향…직원 사기저하 우려도

국가공무원 7급 공개경쟁채용 제1차 시험이 치러진 서울 강남구 개원중학교 시험장으로 수험생들이 들어가고 있다. (인사혁신처 제공) 2023.7.2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세종=뉴스1) 손승환 김혜지 기자 = 올해 국세청의 6급 이하 승진자 규모가 지난해의 반토막에도 못 미칠 것으로 알려지면서 직원들이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국가공무원 정원을 감축하기로 한 상황에서 육아휴직자 등 복직 인원이 늘어난 영향인데 일각에선 직원들의 사기 저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4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최근 국세청은 승진 및 정기전보 일정 내부공지를 통해 올해 6급 이하 승진자 수를 전년보다 961명 줄어든 850명으로 정했다.

지난해 국세청은 6급 이하 승진자 규모를 1809명으로 밝힌 뒤 실제로는 이보다 2명 많은 1811명을 승진시켰다. 이를 감안하면 올해 승진 규모는 작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셈이다.

국세청은 6급 이하 승진자를 대폭 감축하는 배경으로 휴직인원 및 복직인원 변동을 들었다. 복직인원 증가분이 휴직인원 감소분을 웃돌면서 승진 자리가 부족하다는 취지다.

여기에는 정부가 내년까지 국가공무원 정원을 약 5000명 감축하기로 한 점도 작용했다. 국세청이 내놓은 설명자료를 보면 올해 11월 기준 정원은 지난해보다 165명 줄어든 반면 현원은 386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전년 대비 휴직인원은 142명 감소했으나 복직인원은 134명 증가했다.

직급별로 보면 6급 승진의 경우 142명(정원 감소분 68명+현원 증가분 74명)의 승진 감소 요인이 발생했다. 7급은 6급 승진 감소분에 242명(정원 감소분 41명+현원 증가분 201명)을 더한 384명이 감소 요인이었다.

8급은 7급 감소분에 166명(정원 감소분 55명+현원 증가분 111명)을 더한 총 550명의 승진 감소가 일어났다. 당해 직급의 승진인원 감소는 하위 직급의 승진 감소에 곧바로 영향을 미친다는 게 국세청의 설명이다.

국세청 전경. (국세청 제공) /뉴스1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세청 내부에선 어수선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우리(공무원)들은 승진 외에는 당근책이 별로 없지 않느냐. 승진을 기대했던 분들이 못하다 보니까 당연히 분위기가 (좋지 못하다)"라며 말끝을 흐렸다.

특히 국세청의 '압정형' 조직 구조가 하위 직급 인사 적체에 한몫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여러 지방청을 거느리는 국세청은 상위 직급은 적고, 하위 직급은 많은 대표적인 압정형 조직으로 꼽힌다. 한 정부 관계자는 "국세청은 7~9급이 많아 사무관을 다는 게 하늘의 별 따기"라고 설명했다.

다만 인사 적체 상황은 기관마다 상이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다른 기획재정부 산하 4대 외청(국세·관세·조달·통계)인 통계청의 경우 6급에서 5급으로 승진하는 데 소요되는 기간이 최근 들어 더 앞당겨진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기준 평균 10년7개월이 걸렸던 5급 승진 소요 기간이 지난해에는 9년9개월로 약 10개월 단축됐다.

정부 관계자는 "승진 규모는 한꺼번에 인원이 빠지면 갑자기 좋아지기도, 나빠지기도 한다"라며 "조직 특성이나 연령대에 따른 차이도 있다"고 말했다.

s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