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72%, 상추 40% '쑥' 심상찮은 채소·과일 물가…4분의 3이 상승

조사항목 46개 품목 중 전년比 35개 가격 상승
기상여건 악화에 오름세…"연말 갈수록 안정화 전망"

18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채소 코너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3.10.18/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세종=뉴스1) 이철 기자 = 채소·과일 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최근 사과 등 일부 품목의 가격 상승이 이목을 끌었지만, 그것 외에도 지난달 통계청이 조사하는 채소·과일 품목 중 4분의 3의 가격이 전년 대비 올랐다.

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37(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3.8% 상승했다.

채소는 127.02, 과실(과일)은 145.67로 전년 대비 각각 5.3%, 25.8% 올랐다.

통계청이 조사하는 채소·과일 총 46개 품목 중 전년 대비 가격이 오른 품목은 35개로 전체의 76.1%에 달한다.

특히 과일 가격의 상승폭이 크다. 지난달 과일 조사품목 19개 중 15개의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상승했다.

사과(72.4%)를 비롯해 복숭아(47%), 딸기(37.5%), 수박(36.1%) 가격 상승률은 전년 대비 30%를 넘겼다.

또 △오렌지(17.7%) △키위(17.6%) △귤(16.2%) △배(15.4%) △파인애플(13.9%) △감(13.7%) 등도 전년 대비 가격 상승률이 두자릿수를 넘겼다.

반면 지난해 10월보다 가격이 하락한 품목은 △망고(-0.1%) △아몬드(-0.2%) △아보카도(-3.5%) △체리(-12.7%) 등 4종이 전부다.

지난달 채소 조사품목 27개 중 가격이 전년 대비 상승한 품목도 19개에 달했다.

생강(65.4%)을 비롯해 △상추(40.7%) △파(24.6%) △풋고추(23.8%) △토마토(22.8%) 등의 가격 상승폭이 크다.

또 △시금치(16.6%) △양배추(15%) △브로콜리(14.9%) △당근(13%) △부추(12.8%) △고구마(12.4%) △오이(10.9%) 등의 가격 상승률도 두자릿수 이상이다.

채소 중 가격이 전년 대비 하락한 품목은 무(-36.2%), 마늘(-12.5%), 감자(-5.4%), 배추(-5.1%) 등 7종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저온 등 기상여건이 예년에 비해 안 좋았다"며 "전월에 비해서는 (가격이) 떨어지긴 했는데, 하락 폭이 생각만큼은 아니라서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커졌다"고 분석했다.

2일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은 시민들이 사과를 구매하고 있다. 2023.11.2./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상황이 악화하자, 하반기 물가가 안정적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던 정부는 비상 대응에 들어갔다.

정부는 지난 2일부터 범부처 특별물가안정체계를 가동했다. 각 부처 차관이 물가안정책임관이 돼 부처별 소관 품목의 물가 관리에 나선다. 아울러 모든 부처가 상시로 시장에 나가 물가 상황을 점검하고 현장 애로를 조치할 방침이다.

또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 무, 고춧가루, 대파 등 정부비축물량 1만1000톤을 시장에 방출한다. 천일염은 역대 최고 수준인 1만톤을 전통시장, 마트 등에 시중 가격 3분의 1 수준으로 할인해 공급한다.

일단 정부는 지난달 하순부터 농산물 출하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이달에는 농산물 물가가 안정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0월에 농산물이 부진했지만 중하순부턴 가격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연말로 갈수록 안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ir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