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지연, 우리 기술로 만든 실시간 남극 스마트 관측 시스템 구축

1년간 시범 운영 후 2025년부터 세종과학기지 등 극지 연구현장 도입

극한지 개발 탐사용 협동이동체 시스템 기술 개발사업 모식도(극지연구소 제공)

(서울=뉴스1) 백승철 기자 = 극지연구소 (소장 강성호)는 남극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관측 시스템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남극은 외부 활동이 가능한 시기가 제한되고, 혹독한 환경 탓에 실시간 관측망을 운영하는 것도 쉽지 않다. 계절에 따른 변화 등 장기 데이터를 취득할 때는, 여름철에 관측 장비를 설치하고 일 년 뒤 수거해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같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극지연구소 이주한 박사 연구팀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KIOST), 한국로봇융합연구원(로봇연)과 함께 남극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관측 시스템을 개발했다. KIOST은 IoET를 위한 극한지 통신과 장비 기술, 로봇연은 극한지 탐사용 로봇 시스템과 운용 기술 개발에 참여했다.

연구팀은 오는 9일 남극장보고과학기지에 도착해 기지 인근 연구 거점에서 지진과 기상, 고층대기, 물범, 빙하의 움직임 등 5개 종류의 연구 데이터를 관측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설치한다. 데이터는 실시간으로 장보고기지에 모인 뒤, 국내로 전송된다.

시스템을 활용하면, 실제 현장에 가지 않고 실시간으로 연구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또 지진이나 화산 등 기지 안전에 위협이 되는 요소를 파악해 대응하는 데도 도움을 줄 전망이다. 장보고기지 주변에는 활화산으로 분류되는 멜버른 화산이 존재한다.

로봇을 활용한 현장 유지보수도 가능하다. 눈보라나 빙하의 움직임 같은 남극의 특수한 환경의 영향으로 기기 파손, 배터리 방전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함께 배치되는 무인 이동 로봇을 원격으로 조작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연구팀은 1년간 시범 운영 후 2025년부터 시스템을 세종과학기지 등 다른 극지 연구현장에 도입해, 데이터 수집 빈도와 품질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세종기지는 지난 2020년 규모 4.0이상의 지진이 100회 이상 계속됐는데, 우리나라는 자체 관측망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서 미국, 칠레 등 다른 나라의 도움을 받아서 지진 현황을 파악했다.

이번 사업은 해양수산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다부처 연구사업인 '극한지 개발 및 탐사용 협동이동체 시스템 기술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강성호 극지연구소 소장은 "스마트 관측 시스템은 극지연구 패러다임을 바꿀 특별한 기술로, 여러 정부 부처와 기관이 합심해 준비한 만큼 반드시 이번 도전을 성공시키겠다"고 말했다.

bsc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