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예측 상회한 10월 물가 3.8%…"물가 안정에 범부처 총력"(종합2보)

9월 상승률보다 0.1%p 높아…석 달째 상승 폭 확대
중동戰 따른 국제유가 변수…특별물가안정체계 가동

통계청의 10월 소비자물가 동향 발표를 하루 앞둔 1일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3.11.1/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세종=뉴스1) 손승환 김유승 기자 = 10월 소비자물가가 지난해보다 3.8% 올라 석 달째 3%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3월(4.2%)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전까지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를 이끌었던 석유류 물가 하락 폭이 -1.3%까지 축소됐고, 농산물과 신선식품 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어 전체 물가가 오름세를 지속한 것으로 풀이된다.

물가 관리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는 물가 상승률의 하락 속도가 당초 예상을 상회하는 만큼 범부처 특별물가안정체계를 가동하는 등 물가 안정에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통계청 제공)

◇10월 소비자물가 3.8% ↑…8월부터 석 달 연속 증가

통계청이 2일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37(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3.8%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3월(4.2%)까지만 해도 4%대였지만 지속 둔화하면서 4월(3.7%) 3%대로 떨어졌고, 6월(2.7%) 2%대로 내려왔다.

하지만 8월(3.4%) 들어 다시 3%대로 반등했고 9월엔 3.7%를 기록한 바 있다. 10월엔 이보다 0.1%포인트(p) 올라, 3개월째 상승 폭이 확대되고 있다.

품목성질별로 농축수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7.3% 상승했다. 농산물은 13.5% 올라 2021년 5월(14.9%) 이후 29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축산물은 -0.1%, 수산물은 3.0% 상승률을 보였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전체적으로 농산물이 전월비(-0.8%)는 계절적 요인과 여름 폭염에 따라 올랐던 게 채소류 수확이 되면서 하락했지만, 전년 동월에 비해선 그 하락 폭이 낮았기 때문에 13.5%로 높은 상승률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부적으로 사과(72.4%), 상추(40.7%), 토마토(22.8%), 파(24.6%), 쌀(19.1%) 등 농산물 위주로 높은 오름세가 나타났다. 반면 무(-36.2%), 국산쇠고기(-3.1%) 등은 하락했다.

공업제품 물가 상승률은 3.5%였다. 휘발유는 전년 동월 대비 6.9%, 유아동복은 13.7% 상승했다. 이와 달리 경유는 7.9%, 자동차용 LPG는 11.8% 하락했다.

공업제품 중 특히 석유류 물가 상승률은 -1.3%였다. 전년 대비 가격이 하락했지만, 하락 폭은 8월(-11.0%) 및 9월(-4.9%)과 비교해 급격히 줄어들었다.

김 심의관은 "석유류 물가는 전년 동월비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지만, 그 폭이 줄고 있어 3개월 간 (소비자물가) 상승 폭이 올라가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했다.

지난 29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 한 식당의 음식가격표가 게시돼 있다. 2023.10.29/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공공서비스 2년 만에 최대 상승…채소·과일 가격 '고공행진'

10월 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3.0%를 기록했다.

이 중 공공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전월(1.8%)보다 0.4%p 오른 2.2%로, 지난 2021년 10월 이후 2년 만에 최대 상승률을 보였다.

김 심의관은 "서울 지하철 등 도시철도류 (요금 인상이) 반영됐다. 전년 동월비로 봤을 때 지자체의 시외버스류 (요금이) 많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개인서비스 물가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 4.1% 상승해 전월(4.2%)보다 0.1%p 낮은 수준이었다.

김 심의관은 "외식이 전월 4.9%에서 10월 4.8%로 상승 폭이 둔화된 게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서비스 물가의 세부 항목을 살펴보면, 보험서비스료(12.9%), 공동주택관리비(5.4%)는 올랐고, 승용차임차료(-18.6%), 전세(-0.6%) 등은 하락했다.

전기·가스·수도 등 공공요금은 지난 10월보다 9.6% 올랐다. 세부적으로 전기료 14.0%, 도시가스 5.6% 등이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6% 상승했다. 전월(3.8%)보다 0.2%p 내려간 수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수인 식료품 에너지 제외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2% 올라 전월(3.3%)보다 0.1%p 낮은 수준을 보였다.

자주 구매하는 144개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116.28(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4.6% 상승했다.

구체적으로 식품 물가 상승률은 5.8%, 식품이외 품목은 3.8%였다.

신선어개(생선·해산물), 신선채소, 신선과실 등 계절 및 기상조건에 따라 가격변동이 큰 55개 품목으로 작성된 신선식품지수는 129.62(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12.1% 상승했다. 지난해 9월(12.8%) 이후 13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신선어개와 신선채소는 각 2.8%, 5.4% 상승률을 나타냈다.

특히 신선과실의 경우 26.2%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는 지난 2011년 1월(31.9%) 이후 약 12년9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37(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3.8% 상승했다. 지난 3월(4.2%)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예상보다 더딘 물가 안정…연말 3%대 초중반 전망

기재부는 10월 소비자물가동향과 관련해, 예상보다 물가 상승률 하락 속도가 완만하지만 앞으로는 점차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기여도를 보면 농산물 및 석유류가 소비자물가 상승을 주도하는 모습"이라며 "추세적인 흐름 보여주는 근원물가의 하락세는 유지되는 상태"라고 평가했다.

이어 "다만 중동지역 불안에 따른 국제유가 변동성 등은 불확실성이 커서 살펴봐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안에 물가 상승률이 2%대로 근접하긴 사실상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연말로 갈수록 물가가 조금씩 떨어질 것으로 본다. 3%대 초중반대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기재부는 향후 대응 방침과 관련해선 "범부처 특별물가 안정체계를 가동해 모든 부처가 소관 품목의 가격·수급동향을 면밀히 점검하는 한편, 김장재료 및 주요 먹거리 가격안정 등 물가 안정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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