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일자리 뜬다지만…비정규직 10명 중 3명 '비자발적 사유'

올해 정규직·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 167만원…역대 최고
정규직은 9.7%만 비자발적…'당장 수입 필요해서' 가장 커

서울 구로구 남구로역 인근 인력시장에서 일용직 근로자들이 일감을 구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세종=뉴스1) 손승환 기자 = 비정규직 근로자 10명 중 3명은 생활비 마련 등을 이유로 어쩔 수 없이 단기 일자리에 내몰린 것으로 파악됐다.

초단기 근무나 유연 근무 등을 위해 비정규직을 스스로 원하는 이들도 적지 않지만, 여전히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단 해석이 나온다.

25일 통계청 '2023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비정규직 근로자는 812만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만4000명 감소했다.

근로 형태별로는 시간제 근로자가 1년 전에 비해 18만6000명 늘었으나 한시적 근로자와 비전형 근로자가 각각 8만9000명, 17만4000명 줄었다.

한시적 근로자는 근로계약 기간을 정한 기간제와 그렇지 않은 비기간제를 의미한다. 시간제 근로자는 동일 업무를 하는 다른 근로자보다 근로 시간이 짧은 형태를, 비전형 근로자는 파견, 용역, 특수형태근로(특고)를 가리킨다.

특히 비정규직 근로자는 '비자발적'인 이유로 일한다는 비중이 34.4%에 달했다.

비정규직 근로자 65.6%가 '자발적'으로 근로 형태를 정했다는 의미지만, 정규직 근로자(90.3%)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정규직 근로자가 '비자발적'인 이유로 일한다는 응답은 9.7%에 그쳤다.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의 ‘같은 명절 다른 상여금, 같은 위험 다른 수당 : 공공부문 비정규직 차별 해소 촉구 기자회견’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비교를 위한 차례상이 마련돼 있다. 2023.9.25/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비정규직 근로자가 원치 않음에도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이유로는 '당장 수입이 필요해서'라는 응답이 71.9%로 가장 많았다.

이어 '원하는 일자리 없음'(15.4%), '경력직 준비 및 육아·가사 병행 등 직장 이동'(8.6%), 기타(4.0%) 등이 잇따랐다.

이는 양질의 정규직 일자리가 부족해 상대적으로 처우가 열악한 비정규직으로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같은 통계에 따르면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는 해마다 커지는 추세다.

2016년 기준 약 130만원이던 이들 간 임금 격차가 2018년 137만원, 2020년 152만원, 2022년 160만원 등으로 매년 증가했다.

올 들어선 167만원으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기도 했다.

또 근로복지 수혜율을 보면 △퇴직급여(정규직 94.5%, 비정규직 45.3%) △상여금(정규직 88.1%, 비정규직 39.4%) △시간외 수당(정규직 67.8%, 비정규직 30.5%) △유급 휴일(정규직 85.6%, 비정규직 37.2%) 등 모든 항목에서 정규직이 비정규직을 크게 웃돌았다.

사회보험 가입률 측면에서도 △국민연금(정규직 88%, 비정규직 38.4%) △고용보험(정규직 91.9%, 비정규직 54.2%) △건강보험(정규직 94.3%, 비정규직 52.6%) 등으로 격차가 여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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