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세'라는 제조업…7달째 고용 감소 "당분간 이어진다"

7월 취업자 작년보다 3.5만명↓…전월 감소 폭보다 2.5만명↑
"경기 회복 뚜렷하지 않다는 방증…내수·수출 늘어야 개선"

9일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시민들이 구인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2023.8.9/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김유승 기자 = 제조업 고용이 7개월째 감소한 가운데, 당분간 '마이너스(-) 고용'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수출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은 데다 최근 내수 상황까지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은 최근 국책연구기관에서 제조업 부진이 완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 것과 대비된다.

10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7월 제조업 취업자 수는 448만5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만5000명 감소했다.

제조업 취업자 감소는 7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감소 폭은 들쭉날쭉하다. 지난 4월엔 제조업 취업자가 9만7000명 줄었지만 5월엔 3만9000명, 6월 1만명으로 감소 폭이 꾸준히 줄었다. 하지만 이달 들어 감소 폭이 다시 3만명대로 커졌다.

다만 정부는 7월 고용상황과 관련해 "고용률은 63.2%, 실업률은 2.7%로 7월 기준 역대 최고·최저를 기록하며 양호한 고용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긍정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우리 경제의 핵심인 제조업에서 취업자 수 감소 폭이 커짐에 따라 '고용의 질' 측면에선 오히려 악화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제조업 중에서도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 감소 폭이 확대됐다는 점에서 상황이 나쁘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제조업 중에서 자동차나 의료 쪽에서는 취업자가 증가했으나 반도체 관련 업종, 전기 장비 등에서 감소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5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나노코리아 2023'에서 부스를 둘러보는 관람객의 모습이 시스템 반도체용 웨이퍼에 비치고 있다. 2023.7.5/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제조업 고용에서 감소가 이어지는 현상은 "최근 제조업 부진이 완화하고 있다"는 정부기관의 분석과도 다르다.

제조업 회복세가 고용 회복으로 이어질 만큼 뚜렷하지 않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앞서 KDI는 지난 7일 발표한 '2023년 8월 경제동향'에서 "서비스업 생산이 완만한 증가세를 지속한 가운데 제조업 생산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부진이 완화됐다"며 "최근 우리 경제의 경기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뚜렷한 경기 회복세가 나타나지 않아 당분간 제조업 고용에서 감소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실제 경기 자체가 회복됐다기보다는 가동이 줄고 재고가 조금 완화된 것이라고 이해해야 한다"며 "고용이 증가하는 데까지 미칠 수준의 회복은 전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도 "현재 수출이 계속 줄고 있고, 내수 위축에 소비 여력이 줄어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내수와 수출이 늘어 성장률이 높아지지 않으면 제조업 고용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ky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