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연준 하반기 금리인상 종료 후 경기침체 가능성"

"美 하반기 금리인상 완전 종료 가능성 상당히 커져"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한국은행은 "올해 하반기 중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 완전 종료 가능성이 상당히 커졌다"면서 "이후 고용 부진이 큰 폭의 경기 둔화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은은 2일 펴낸 해외경제 포커스 주요 이슈에서 과거 금리인상 사이클 종료 이후의 실물경제를 점검해 보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보고서는 "하반기 중 연준의 금리 인상 흐름이 완전히 종료될 가능성이 상당히 커진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4%를 상회하는 최근 물가 오름세 둔화 흐름을 고려할 때 지난달 연준의 금리 동결이 인상 종료로 직결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은의 분석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연준이 금리 인상을 중단한 이후에는 시차를 두고 실물경제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이 미치곤 했다.

보고서는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시 기대되는 성장 하방 압력 해소 효과에도 불구하고 성장세가 둔화됐던 지난 6번의 사례에 비춰, 이번 금리 인상 기조가 종료되더라도 성장세가 당분간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특히 "기업 활동 위축으로 설비, 재고 등 비주거 고정 투자가 감소하고 노동 수요도 줄어들면서 고용 사정도 부진해질 소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보고서가 분석 대상으로 삼은 6차례의 금리 인상 종료 사례 가운데 4차례에서 금리 인상 종료 1년 이내 경기 침체가 발생했다.

보고서는 "이번 긴축 기조가 종료되더라도 경기 침체 발생 가능성은 여전히 상존한다"면서 "올 하반기 이후 고용 사정이 점차 부진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이어 "고용 부진은 가계 소득 흐름을 악화시킴으로써 최근의 투자 둔화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가 성장세를 이어가도록 뒷받침해 온 소비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큰 폭의 경기 둔화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모든 금리 인상 종료에서 동일한 방향으로 거시지표가 변화된 것이 아님에 유의해야 한다"며 "이번 금리 인상 종료 이후의 미국 거시지표 향방을 예측하는 데에는 팬데믹 이후의 노동시장 구조변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반도체 지원법(CHIPS) 등을 통한 공급망 재편에 따른 기업의 행태 변화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icef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