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왕 사기 차단' 보증금 1000만원 넘으면 집주인 체납 열람

[세법시행령]4월부터 임대인 동의 없이 전국 세무서에서 열람
시골집 주택수 판정제외 특례 대상 강화군 등 수도권으로 확대

서울 강서구 화곡동 빌라 밀집 지역. 2023.1.9/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세종=뉴스1) 서미선 한종수 김유승 손승환 기자 = 오는 4월부터 보증금이 1000만원을 넘을 경우 별도 동의 없이도 빌려주는 임대(賃貸)인의 국세 체납액을 빌리는 임차(賃借)인이 열람할 수 있다.

기획재정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세제개편 후속 시행령 개정안을 18일 발표했다. 연초 세법 시행령 개정은 지난해 세법개정에 따라 하위법령인 시행령을 바꿔주는 절차다.

원칙적으로는 건물 소유자 동의를 받아야 열람신청이 가능하나, 보증금이 1000만원을 초과하는 임대차계약을 맺은 임차인은 계약일부터 임차 개시일까지 집주인 동의 없이 미납 국세를 열람할 수 있다.

고광효 기재부 세제실장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령상 주택 우선변제 금액이 서울 5500만원, 수도권 4800만원, 기타지역 2500만원이고 상가는 서울 2200만원, 기타지역 1000만원으로, 주택·상가 중 가장 적은 금액이 1000만원"이라고 말했다.

그는 "1000만원 이하 보증금은 거의 모든 경우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기준을) 1000만원으로 규정했다"며 "임대인 동의 없이 열람가능한 소액보증금을 최대한 낮춰 설정했기 때문에 '빌라왕' 같은 사례 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열람 희망 시 임대차계약서를 지참해 세무서에 신청하면 된다. 기존엔 건물 소재지 관할 세무서에서만 볼 수 있었지만 향후엔 '전국 세무서'에서 가능해진다.

세무서장은 열람내역을 임대인에게 통지해야 한다.

열람은 4월1일 이후 신청분부터 가능하다. 이보다 전에 계약을 맺었다면 임차 개시일 전에만 열람할 수 있다.

최대 17%, 연 750만원 한도인 월세 세액공제 대상이 되는 주택기준은 기준시가 3억원에서 4억원으로 넓어진다.

지방 저가주택, 농어촌주택에 대해 종합부동산세·양도세 1세대1주택 판정 시 주택 수에서 빼주는 특례는 적용 대상을 확대한다.

수도권 중 인구감소지역·접경지역에 모두 해당하고, 부동산 가격동향 등을 고려해 기획재정부령으로 정하는 지역은 특례 대상에 포함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경기 연천군, 인천 옹진군·강화군에 지방 저가주택이, 강화군에 농어촌주택이 있다면 1세대 1주택 판정 때 주택 수에서 빼준다.

이와 함께 인구감소지역으로 기업도시개발구역에 해당하는 충남 태안군, 전남 영암군·해남군 소재 농어촌주택도 양도세 특례 적용대상에 추가된다.

이 지역에 있는 농어촌주택은 일반주택 양도 때 주택 수에서 제외해 1세대1주택으로 보고 양도세를 물리지 않는다.

조만희 기재부 재산소비세정책관은 "수도권 내 낙후지역과, 전국 공시가격 평균의 30% 이하인 지역을 선정해 추가한 것"이라며 "기재부 시행규칙에서 (대상이 되는) 군을 구체적으로 열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대료를 5% 이하로 올린 상생임대주택 양도세 특례와 관련해선 임대기간 합산 규정을 신설했다.

집주인 귀책사유 없이 임차인 사정으로 임대기간을 채우지 못했을 경우 해당 임차인이 나간 뒤 새 임차인과 종전보다 임대료를 낮춰 계약을 했다면, 종전과 신규 임대기간을 합산해 임대기간(직전계약 1년6개월 이상+상생계약 2년 이상) 요건을 충족했는지 판정하는 것이다.

이처럼 임대료 인상률과 임대기간 요건이 충족되면 해당 임대인에겐 1세대1주택 비과세 및 장기보유특별공제 2년 거주요건 면제 혜택을 준다.

사원용 주택에 대한 종부세 합산배제 가액요건은 공시가격 3억원 이하에서 6억원 이하로 상향한다.

도시개발사업 시행자 등에 대한 종부세 부담은 낮춰준다. 기존의 단일세율(2.7%, 5.0%)이 아닌 누진세율(0.5~2.7%, 0.5~5.0%)을 적용해주는 방식을 통해서다.

정부는 입법예고와 국무회의 등 절차를 거쳐 내달 중 이번 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공포, 시행할 예정이다.

(기획재정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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