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물가에 도시 근로자까지 '휘청'…3분기 실질소득 4.7%↓
명목소득 0.9% 늘었는데…고물가로 실질소득 하락
코로나 지원금 없어지면서 중산층도 '타격'
- 이철 기자
(세종=뉴스1) 이철 기자 = 올해 3분기 도시에 사는 근로자 가구의 실질소득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고물가 영향이 그나마 소득이 높은 도시 근로자들의 실질소득에도 타격을 입힌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특별시와 광역시를 포함한 도시에 거주하는 1인 이상 근로자 가구(가구주가 근로자)의 월평균 명목소득은 555만6746원으로, 1년 전보다 0.9% 증가했다.
반면 물가를 고려한 실질소득은 510만9182원을 기록해 4.7% 감소했다.
도시 근로자의 실질소득 감소분은 전국 1인 이상 가구(농림어가 포함)의 실질소득 감소분(2.8% 감소)보다 큰 폭이다.
실질소득이 감소했다는 것은 물가 상승분에 비해 벌어들인 돈이 적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비자물가지수는 1월 증가율 3.6%(이하 전년 동기 대비)를 기록한 후 3월 4%대(4.1%)를 넘겨 5월 5.4%, 6월 6.0%까지 상승했다. 이후 3분기 시작인 7월 6.3%까지 높아졌다. 8월과 9월에도 5%대 후반의 고물가가 이어졌다.
이에 따라 1분기 2.5% 늘었던 도시 근로자 실질소득은 2분기 0.1% 감소로 전환한데 이어 3분기 4.7%로 감소분이 확대됐다.
특히 전체 소득을 1~5분위(1분위 하위 20%, 5분위 상위 20%)로 나눴을 때 중산층으로 분류되는 3분위의 실질소득 감소가 가장 컸다.
3분위 실질소득은 436만9251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 감소했다.
이어 △5분위(1016만7907원, -4.8%) △4분위(605만3903원, -4.6%) △1분위(180만777원, -4.4%) △2분위(312만7148원, -4.1%) 순이다.
소득 중에서는 이전소득의 감소폭이 가장 컸다. 코로나 상생지원금 등 공적이전소득의 효과가 사라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전소득을 분위별로 나눠봐도 대체로 중산층의 감소폭이 가장 컸다. 4분위가 36.4% 감소한데 이어 2분위(-31.1%), 3분위(-30.4%), 5분위(-25.5%), 1분위(-22.0%) 순이다.
세금 등 필수 지출을 빼고 계산하는 실질 가처분소득도 3분위(-8.2%)의 감소폭이 컸다. 1분위(-5.1%), 4분위(-4.8%), 5분위(-4.5%), 2분위(-4.1%)도 4~5%대 감소율을 보였다.
7월 6%대까지 치솟았던 물가는 8~10월 들어 주춤한 추세다. 하지만 5%대 고물가 상황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실질소득은 감소하고, 가계 살림살이는 여전히 빠듯할 것으로 전망된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18일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가계의 실질소득이 감소하고 소득 5분위배율이 상승했다"며 "정부는 소득·분배 상황을 비롯한 우리 경제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소득·분배 여건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iro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