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대구 사망자 '역대 최대'…"코로나사망, 발표보다 많을 것"

'2020년 3월 인구동향'…대구 사망자 평년보다 185명 많아
3월 코로나 공식 사망자 115명의 1.6배…"사망·감염자 공식 발표보다 많을 것"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세종=뉴스1) 서영빈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구를 휩쓸었던 지난 3월 한달, 대구에서 발생한 사망자 수는 동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망자 수는 직전까지의 평균적 수준에 비해 185명(15.2%)이나 많았다. 이는 방역당국에서 공식 발표한 대구 코로나19 사망자 115명보다 훨씬 많았다. 이 때문에 코로나19로 인한 실제 사망자 수가 방역당국이 파악한 것보다 많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그동안 방역당국은 '코로나19 사망자 대부분이 기저질환자'라고 발표해왔고, 이는 '코로나19 사망자는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아도 사망했을 것'이라는 통념을 만들기도 했다. 대구 사망자 통계는 이같은 통념을 반박하는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3월 인구동향…대구 사망자 평년의 115%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2020년 3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3월 대구 지역에서 한 달 동안 발생한 사망자 수는 1403명이다.

이는 이전까지 대구지역에서 나타난 평균 사망자 수에 비해 유난히 높은 숫자였다. 이처럼 올해 3월에 유난히 사망자 수가 높았던 이유는 이 시기 대구에 코로나19사태가 한창 기승을 부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면 평년과 올해 3월 대구의 사망자 수 차이를 코로나19로 인해 추가된 사망자 규모라고 추론할 수 있다.

실제로 직전 5년(2015~2019년)간 3월 달 대구 사망자의 평균은 1218명 수준이다. 이것이 대구의 자연적인 사망자 규모라고 할 때, 2020년 3월은 이보다 185명(15.2%)이나 많이 사망한 셈이 된다. 이 185명이 3월동안 대구지역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추가적으로 발생한 사망자 규모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는 방역당국 공식 발표와 큰 차이를 보인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4월1일 0시 기준, 즉 3월 말일까지 대구에 누적된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총 115명이다. 인구동향에 나타난 185명은 이보다 70명(1.6배)이나 크다.

◇전문가 "코로나 사망자·감염자, 질본 발표보다 많을 것"

전문가는 대구에서 실제로 코로나19로 인해 사망한 사람의 수가 방역당국이 조사한 것보다 훨씬 많았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공식 발표보다 15% 이상 플러스가 된 것이니, 충분히 코로나 때문에 사망한 사람이 (질본 발표보다) 더 많이 발생했으리라고 본다"며 "특히 코로나19가 폐렴이나 쇼크, 다장기부전으로 이어져 사망할 경우 추가적인 검사 없이 사망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개연성이 있다고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밝혀지지 않은 사망자가 많다는 것은, 밝혀지지 않은 감염자는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사망자란 코로나19 환자 중에서도 가장 중증인 환자들에 속한다. 그런 중증 환자가 방역망에 걸리지 않았다는 것은 확률적으로 더 많은 경증 환자들이 방역망 밖에 있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김 교수는 "사망자는 가장 중한 환자이고, 달리 말하면 피라미드의 정점에 있는 사람들이다. 사망자는 비교적 명확하고, 통계청 통계에도 잡힌다"며 "사망까지는 이르지 않았지만 폐렴이나 경증인 사람은 훨씬 더 많았을 수 있다는 얘기"라고 밝혔다.

◇기저질환에 어차피 숨졌을 사람들?…코로나 없었다면 "살 수 있었던 사람들"

지금까지 방역당국은 늘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들은 대부분이 기저질환자'라고 발표해왔다. 이는 일각에서 '코로나19 사망자들은 사실 코로나19가 아니었어도 사망할 사람들'이라는 식으로 곡해하는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3월 대구에서는 자연적인 사망 추세보다 15%나 많은 추가 사망이 발생했고, 이것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당국의 설명대로 원래 위독했던 기저질환자들만 코로나19로 사망하는 것이라면, 올해 3월 사망자 수도 평균적 추세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어야 했다. 달리 말하면 당국의 설명과 달리 코로나19로 인해 사망한 이들은 굳이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안타깝게 목숨을 잃을 필요가 없었을 가능성이 크다.

김 교수는 "질본에서 기저질환으로 발표하는 고혈압, 당뇨, 폐질환, 심장질환 등은 요즘에는 다 관리가 잘 되는 질병이고, 투약을 통해 장수하는 경우가 많다"며 "코로나19 사망자들이 이런 기저질환들을 가졌다고 해서 '어차피 사망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사망했다'라는 식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suhcrat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