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인 뇌파정보로 '치매' 판별…데이터3법 활용기업 눈길

산업장관, 아이메디신 방문…"데이터 활용해 국민건강 증진 기여" 평가

한 피실험자가 뇌파를 측정하는 모습. /뉴스1DB

(세종=뉴스1) 한종수 기자 = 특정 개인을 식별하기 어려운 '가명 정보'로 가공한 경우 본인 동의 없이도 개인정보를 활용하도록 하는 이른바 '데이터 3법'이 통과된 후 산업계에서 이를 활용한 기술개발이 속속 성과를 내고 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건강한 일반인 뇌파 데이터를 활용해 치매 위험성을 조기 진단하는 업체를 방문해 임직원들을 격려하며 더 많은 활용 모델이 출현할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12일 산업부에 따르면 성윤모 장관은 이날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주)아이메디신을 방문했다. 이곳은 의료기기 소프트웨어를 개발·생산하는 업체로 최근 뇌파를 분석해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가능성을 판별하는 '아이싱크브레인'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이 제품은 뇌파를 측정해 건강한 사람의 뇌파 데이터와 비교·분석함으로써 치매 위험성을 조기 진단할 수 있게 해준다. 진단 결과 치매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병원의 안내에 따라 식이요법, 약물 처방 등을 병행하게 된다.

기존에는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를 판별하기 위해서는 MRI 검사나 몬트리올 인지평가(MoCA) 테스트를 해야 했으나, 비용이 수십만원 수준이고 한 시간 이상이 소요돼 예방 차원에서의 검사는 쉽지 않았다.

앞으로 뇌파 측정으로 치매 전 단계 진단이 가능해지면 2~3만원의 비용으로 십분 만에 검사가 완료돼 일반인이 쉽고 정확하게 치매 위험성을 진단받고, 이를 통해 치매 발병까지의 시간을 최대한 늦출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뇌파를 측정해 치매 등 뇌 질환을 진단하는 방식은 이미 수년 전부터 국내외 의료업계에서 필요성이 제기돼 왔으나 건강인의 뇌파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아 적절한 솔루션이 개발되지 못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기술표준원은 2011년부터 건강인 1300여명의 뇌파 데이터를 축적하기 시작했고, 2018년에 아이메디신이 데이터 거래를 통해 이를 이전받아 AI(인공지능)를 접목, 아이싱크브레인 개발에 성공했다.

최근 아이싱크브레인은 식약처 임상을 통과해 의료기기의 적용을 앞두고 있으며, 앞으로 뇌파를 활용해 치매뿐만 아니라 파킨슨, ADHD, 우울증, 각종 중독 등 다른 뇌질환에 대한 진단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아이메디신 등 업계의 기술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성윤모 장관은 "데이터 3법 통과로 가명정보 개념이 도입돼 개인정보 활용 범위가 확장됨으로써 향후에는 데이터의 축적과 활용이 용이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사례는 데이터·AI를 활용해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하는 등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냈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성 장관은 또 "앞으로 데이터·AI를 활용한 신제품·신서비스 발굴을 적극 지원하고 데이터 거래 모델 확립에도 앞장설 것이며, 아이메디신과 같이 데이터·AI를 활용하여 산업을 고부가가치화하는 모델이 더욱 많이 출현할 수 있도록 산업지능화를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jep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