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 1벌에 28만원'…교복브랜드 3곳 입찰 담합 첫 적발

공정위, 폐업업체 제외 2개 대리점에 시정명령

사진은 기사와 무관./뉴스1 ⓒ News1 양동욱 기자

(세종=뉴스1) 이훈철 기자 = 중·고교 교복구매 입찰에서 투찰금액을 사전에 담합해 높은 가격으로 낙찰을 받은 청주지역 교복브랜드 대리점 3곳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학교 주관 교복구매 입찰제도가 시행된 2014년 이후 입찰담합이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정위는 지난 2015년 청주시 소재 중·고등학교가 발주한 교복구매 입찰에서 사전에 낙찰자와 투찰금액을 합의한 엘리트학생복 청주점, 아이비클럽한성 청주점 등 2개 교복브랜드 대리점사업자에 시정명령을 조치했다고 2일 밝혔다.

담합에 가담한 스쿨룩스 청주점은 2017년 9월 폐업 후 새로운 사업자로 바뀌면서 시정명령 없이 종결처리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3개 대리점은 2015년 7~10월 진행된 청주시 소재 27개 중·고등학교의 2016학년도 학교주관구매입찰에서 낙찰금액 인상을 목적으로 사전에 낙찰자와 각자 투찰할 금액을 정해 입찰에 참여하기로 합의했다.

이들은 학부모 선호도가 떨어지는 비브랜드 모델 교복이 입찰 규격 평가단계를 통과하지 못하면 사실상 브랜드 교복간 경쟁이 이뤄진다는 것을 알고 담합을 통해 높은 가격으로 낙찰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27건의 입찰 중 이들 3개사 중 1개사가 낙찰받은 건은 총 20건이며 평균 낙찰률은 예정가격의 94.8%에 달했다.

스쿨룩스 청주점은 95.4%의 투찰률을 통해 27만7000원의 투찰액을 기록했으며 96.9%의 높은 투찰률을 보인 엘리트교복 청주점은 투찰액이 28만2000원에 달했다. 낙찰금액이 동하복 세트의 예정가격과 비슷한 28만원 내외에서 형성된 셈이다.

반면 비브랜드 업체가 경쟁입찰을 통해 최저가로 낙찰받은 7건의 평균 낙찰률은 약 85.6%로 나타났다. 투찰액은 23만원 내외로 브랜드업체와 약 5만원 내외 차이를 보였다.

한편, 이번 사례는 구매입찰제도 도입 후 처음으로 공정위에 적발된 것이다.

학교 주관 구매입찰제도는 학생과 학부모의 교복구매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학교가 입찰을 통해 교복 공급사업자를 정하는 정하는 방식으로, 2014년부터 도입됐다.

2015년말 기준 우리나라 중·고교 교복시장은 약 4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교복사업자는 4개 브랜드 사업자와 비브랜드업체인 일반 중소업체로 나뉜다.

공정위 관계자는 "교복구매 입찰담합은 서민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행위"라며 "담합에 참여한 3개 사업자 중 엘리트학생복 청주점과 아이비클럽한성에 대해 향후 동일한 행위를 금지하는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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