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한파에 장마·폭염까지…'그냥 쉬어요' 역대 최대

7월 쉬었음 인구 251.1만명…전년比 24.3만명↑
50·60대 건설업 종사자 비중 늘어

인천 중구의 한 공사현장에서 근로자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News1 권현진 기자

(세종=뉴스1) 이철 기자 = 지난달 우리나라의 '그냥 쉬는' 인구가 7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건설경기 악화에 폭염·장마 등 기상악화까지 겹치면서, 일을 쉰 60세 이상의 건설 노동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7월 비경제활동인구는 1599만 6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8만 9000명(0.6%) 증가했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인구는 251만 1000명을 기록해 전년 동월 대비 24만 3000명(10.7%) 늘었다.

지난달 쉬었음 인구는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7월 기준으로 가장 큰 규모다. 증가 폭 역시 7월 기준 최대 폭이다.

쉬었음 인구를 연령별로 살펴보면 60세 이상이 110만 1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20대 이하(44만 3000명) △50대(39만 4000명) △30대(28만 8000명) △40대(28만 4000명) 순이었다.

증가율은 50대(8.5%)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전년 동월 대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60세 이상 증가율은 11.5%(+11만 4000명)를 기록해 가장 컸다.

'쉬었음'이란 일할 능력이 있지만, 병원 치료·육아·가사 등 구체적인 이유 없이 막연히 쉬고 싶어서 일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 News1 이승배 기자

정부는 지난달 쉬었음 인구가 크게 늘어난 것과 관련해 건설업 종사자들이 주된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업은 최근 경기 악화로 일자리가 줄어드는 추세다. 실제 지난달 건설업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8만 1000명 감소해 2013년 10차 산업분류 변경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최근 감소 폭은 5월(-4만 7000명), 6월(-6만 6000명)에서 점차 확대됐다.

경기 악화에 더해 지난달 연이은 장마와 폭염도 쉬었음 인구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고용동향 조사에서 1년 이내에 이직한 응답자의 이전 직장 정보를 알 수 있다"며 "분석 결과 1년 이내에 일을 그만둔 사람 중 50~60대 건설업 종사자의 규모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기에 폭염과 장마 등 기상변화도 쉬었음 인구 증가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 부진으로 당분간 일을 쉬는 인구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건설수주의 둔화 영향이 시차를 두고 건설업 고용 쪽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아파트 입주물량이 6~7월 바닥을 쳤다가 8월부터 올라오는 것으로 아는데, 이것이 전문공사업에 영향을 주는 것을 고려하면 플러스 요인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ir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