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지역 출산율 5년 만에 하락폭 최대…세종도 '출산율 1' 깨졌다

한해 출생아 1/3이 경기권인데…"심각성 방증"
시·군·구 22%는 한해 출생아 100명…3곳은 0명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인구동향조사 출생·사망통계(잠정)' 결과를 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23만 명으로 전년 대비 1만9200명(7.7%) 감소했다. 이는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다. 2016년까지 40만명대를 유지하던 출생아 수는 2017년 30만명대로 감소했고, 2020년에는 처음으로 20만명대로 떨어지며 빠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6년부터 8년 연속 줄어들었다. 감소폭 역시 2020년(-30만 명) 이후 3년 만에 가장 컸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지난해 출산율이 또다시 큰 폭으로 악화된 가운데 연간 출생아의 약 30%가 태어나는 경기의 출산율도 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통계청의 '2023년 인구동향조사' 출생 통계(잠정)를 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전년 대비 0.06명 떨어진 0.72명으로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별·광역시 중 2022년 유일하게 합계출산율이 1을 넘겼던 세종에서 0.15명 급감해 0.97명을 기록했고, 광주에서도 0.71명으로 0.13명 내렸다. 서울은 0.05명 내린 0.55명으로 광역 지자체 중 여전히 가장 낮았다.

도별로 보면 제주는 0.09명 내려 0.83명으로 9개 도 중 가장 하락폭이 컸다. 뒤이어 경기(0.77명)·충남(0.84명)·경북(0.86명)에서 각각 0.07명 내려갔다.

경기 지역의 합계출산율 하락 폭은 지난해 2018년 이후 5년 만에 최대 폭이었다.

지난 2022년 기준 경기의 출생아 수는 7만5323명으로 전체 출생아(24만9186명) 대비 비중은 30.2%였다. 출생아 10명 중 3명은 경기에서 태어나는 셈이다. 지난해에는 경기에서 6만8800명이 출생했으며 비중은 29.9%로 전년 대비 0.3%포인트(p) 내렸다.

경기는 젊은 세대와 신혼부부 등을 중심으로 한 인구 유입이 가장 활발했던 지역이다. 지난 2014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경기 지역에는 연평균 11만1000명이 순유입됐다. 특히 서울에서 경기로 순이동한 인구는 같은 기간 평균 10만2000명으로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다만 지난 2022년과 2023년에는 경기로 순유입된 인구가 4만 명대로 급감하는 추세를 보이기도 했다.

경기에서 하락 폭이 크게 나타난 것은 현재 저출산 위기의 심각성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상림 보건사회연구원 인구평가모니터링센터장은 "경기도는 출생아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굉장히 아이들이 많이 태어나는 곳인데, 출산율이 휘청거린다는 것은 굉장히 심각한 것"이라며 "경기도는 대부분 서울에서 이동하는 사람들인데, 최근 부동산 때문인지 많이 줄어들면서 출생아가 급감한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의 인구도 더 이상 안정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초지자체 별로 보면 합계출산율이 0에 가까운 곳도 많았다. 통계청은 지역별 잠정 출생아를 100명 단위로 발표하기 때문에 연간 출생아 수가 '0~49명'이면 0명으로, '50~149명'이면 100명으로 집계된다.

226개 기초지자체 중 전북 무주군과 경북 영양·울릉군 세 곳은 출생아가 0명으로 집계됐다. 출생아가 50명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의미다.

출생아가 50~149명 사이로 100명으로 집계된 시·군·구는 부산 중구, 대구 군위군, 인천 옹진군, 강원 9곳, 충북 5곳, 충남 5곳, 전북 6곳, 전남 8곳, 경북 5곳, 경남 9곳 등 총 50곳(22.1%)에 달했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