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OPEC+ 감산에 내년 농가소득 흔들…최대 5.6% 감소 전망
전쟁 확산 시 국제유가 배럴당 최대 157달러 전망…영농광열비 47.9%↑
농경원 "비료 가격안정 지원사업 유지 등 정책 접근 검토 필요"
- 임용우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전쟁 확산, OPEC+ 감산 등으로 인해 국제유가가 상승할 경우 국내 농가소득이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해 비료비, 광열비 등이 상승하며 소득은 물론, 교역조건지수의 하락 가능성도 점쳐진다.
22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4분기 국제유가(브랜트유)가 배럴당 140~157달러까지 치솟을 경우 내년 농업소득은 4.2~5.6% 감소할 전망이다.
월드뱅크는 이-팔 전쟁이 악화되지 않을 경우 4분기 브랜트유 평균 가격은 배럴당 90달러로 전망했다. 올 한해 평균(배럴당 84달러)보다 7.1% 높은 금액이다.
농경원은 리비아 내전, 이라크 전쟁, 중동 석유 수출 제한 사태 등 사례를 기반으로 이-팔 전쟁이 발발한 올해 4분기 국제유가를 배럴당 93~157달러로 예측하고, 이를 통해 2024~2025년 농업소득, 비료비, 농가교역조건지수 등을 전망했다.
국제유가가 치솟을 경우 내년 국내 비료비 지수는 0.2~4.9%, 영농광열비 지수는 1.9~47.9%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농가 경영비가 증가하면서 올해 농가교역조건지수는 0.3~6.5% 하락하고, 내년 농가소득은 0.1~1.4%, 농업소득은 0.2~5.6%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2025년 농가소득은 0.2~1.1%, 농업소득은 0.2~5.0% 하락할 것으로 농경원은 내다봤다.
국제유가 상승이 국내 농가에 악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국내 원자재 가격 변화에 큰 영향을 받는 무기질 비료 원료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서다. 특히 기존의 유류 사용량을 단 시간 내에 줄이기 어렵다는 문제도 악영향의 이유로 꼽힌다.
이-팔 전쟁뿐만 아니라 OPEC+가 감산을 논의하며 국제유가가 흔들리고 있는 점도 내년 국내 농가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OPEC+는 오는 26일 원유 가격 인상을 위한 추가 감산 여부를 논의한다. 이번 추가 감산 논의는 국제유가 하락과 더불어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에 따른 중동 산유국들의 반발이 커진 영향으로 보인다.
지난 20일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71달러(2.1%) 오른 82.32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농경원은 "유가가 일정 수준 이상 인상된다면 일부 농가가 경작을 포기하거나 재배면적을 줄일 수 있다"며 "비료 가격안정 지원사업을 유지하는 등의 정책 접근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입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농업 부문 신재생에너지 활용도를 높일 방안도 함께 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phlox@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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