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화' 제의 화답한 한국노총…근로시간 개편 논의 물꼬 트일 듯(종합)

한국노총, 노사정 사회적 대화 중단 5개월여 만 전격 복귀 선언
고용장관 "빠른 시일에 만나자"…'동력' 얻은 근로시간 개편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왼쪽)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을 방문해 김동명 위원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2022.5.16/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노사정 합의를 통해 '근로시간 개편안'을 새로 내놓겠다는 정부의 손짓에 한국노총이 '사회적 대화 복귀'로 화답하면서 근로시간 개편 논의에 물꼬가 트일 탈 전망이다.

한국노총은 13일 성명을 내 "사회적 대화 복귀에 대한 대통령실의 요청에 대해 사회적 대화에 복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정부의 집회 강경진압 등을 이유로 한국노총이 사회적 대화 전면 중단에 나선지 5개월여 만이다.

노총은 "우리 사회는 급격한 산업전환과 기후위기, 저출생‧고령사회 문제, 중동전쟁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과 저성장 쇼크의 장기화 등 복잡하고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며 "한국노총은 사회적 대화에 복귀해 경제위기 등에 따른 피해가 노동자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노동자의 생존권과 노동권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복귀 이유를 설명했다.

한국노총의 대화 복귀 소식에 정부는 반색했다.

고용노동부는 이날 '근로시간 개편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현행 주 52시간 근무제를 유지하는 가운데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부 업종·직종에 한정해 노사가 원하는 경우 연장근로 관리단위를 현재 '1주'에서 '월·분기·반기·연 단위'로 확대하는 정책방향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전제 조건으로는 노사정 대화와 타협을 내걸었다.

하지만 지난 6월 이후 한국노총마저 대통령직속 사회적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대화 참여 중단을 선언하면서, 고용부의 이 같은 구상이 실현 가능하겠냐는데 회의론이 확산했다.

그러나 불과 몇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한국노총이 전격적으로 정부의 '대화 복귀 요청'에 응하면서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입장문을 내 "그간 사회적 대화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해온 노동계 대표 조직인 한국노총의 결정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반겼다.

이 장관은 "변화와 혁신을 위한 사회적 대화는 시대적·국민적 요구로 더 이상 미룰 수는 없다"면서 "빠른 시일 내 노사정 대표가 머리를 맞대고 사회적 대화 복원을 위해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대통령직속 사회적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는 즉각 보도자료를 내 "한국노총의 사회적 대화 복귀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경사노위는 "한국노총이 근로시간 등 시급한 노동현안들을 주도적으로 적극 논의해 나가길 바란다"면서 "경사노위는 노사정이 함께 만나 허심탄회하고, 진정성 있는 논의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국노총의 이 같은 결정에는 대통령실의 입장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도 이번 근로시간 개편 논의와 관련 "노동 현장 실태를 보다 면밀히 살펴보면서 노사 양측과 충분한 대화를 거쳐 많은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개선 방안 마련할 것"이라며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불참을 선언했던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의 복귀를 공식 요청했다. 한국노총의 사회적 대화 보이콧 이후 대통령실에서 대화 복귀를 공식적으로 요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근로 시간 관련 대면 설문조사' 결과와 관련해 "근로시간제도가 국민 생활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따라서 이 문제를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할 수는 없다"며 대화 테이블에 앉아 줄 것을 요청했다.

euni121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