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이어 근로시간 설문조사 공개까지 노사관계 다시 '전운'
고용부 13일 설문조사 결과 공개…노사, 해석 견해차 클 듯
노란봉투법으로 맞붙은 재계-노동계…대통령 거부권 '뇌관'
- 이정현 기자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주52시간' 근무제 개편과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 등 노동이슈를 둘러싼 재계와 노동계의 갈등이 재점화 할 것으로 보인다. 야당 주도로 국회 문턱을 넘은 노란봉투법과 관련해 재계는 대통령의 거부권을, 노동계는 즉각적인 입법을 요구하며 충돌하고 있다.
13일에는 '주 최대 69시간'근무로 논란을 불러왔던 근로시간 개편안의 수정·보완을 위해 실시했던 설문조사 결과 공개가 예정돼 있다. 해당 설문조사 결과가 새로운 수정안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해석을 둘러싼 노사 간 입장차도 극명히 갈릴 것으로 보인다.
12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고용부는 13일 국민 6000명을 대상으로 한 근로시간 개편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고용부는 총 사업예산 4억6000만원(설문조사 4억1000만원, FGI 5000만원)을 들여 지난 6~8월 3개월여에 걸쳐 역대 유례없는 대규모 설문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설문조사는 지난 3월 처음 발표한 근로시간 개편안과 관련해 '주69시간' 논란이 거세지자 대통령이 '여론수렴이 부족했다'며 주무부처인 고용부에 수정·보완을 지시하면서 이뤄졌다.
다만 이번 결과 발표에서 정부의 수정·보완 개편안이 공개되는 것은 아니다. 고용부는 설문조사 결과에 대한 왜곡을 막기 위해 있는 그대로 결과만을 공개하겠다고 했다.
설문조사 결과에 반영된 여론을 적극 녹여 추후 새로 내놓을 근로시간 개편안에 담겠다는 것으로,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일종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활용자료임을 강조했다.
아직 설문조사 결과도 공개되지 않았지만, 수정 개편안의 내용과 관련한 다양한 추측이 나온다. 지난 3월 처음 발표했던 개편안이 '주 69시간'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여러 불필요한 논란을 불러온 만큼 주 최대 근무시간이 60시간을 넘길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 현행 '주 52시간제'에서 탄력적 운영라는 기조를 유지한다고 하면, 일률적 적용 대신 업종별로 적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주 단위로 볼 때 52시간을 넘을 수 있지만, 근로자의 휴식권이 보장되도록 주 단위 연장근로 시간의 상한을 설정하는 방안도 떠오른다.
수정안 마련까지는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 대한 해석을 놓고도 노사 간 입장차는 더 극명해질 공산이 크다.
고용부가 설문조사 결과를 지렛대 삼아 수정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만큼 노사 양측의 의견 개진이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지난 9일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은 소위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도 연말 노사 관계의 뇌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줄곧 노란봉투법 입법 저지를 외쳐온 재계는 야당의 단독 처리에 윤석열 대통령에게 거부권을 건의했다.
경제6단체(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인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13일 노란봉투법 입법 저지를 위한 공동 기자회견도 예고한 상태다.
반면 양대노총(한국노총, 민주노총)은 즉각적인 공포·시행을 촉구하고 있다.
양대노총은 전날 서울 도심에서 30만명이 운집한 정권 규탄 집회를 열고 '노란봉투법 입법 촉구'를 외치는 등 본격적인 실력행사에 나서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내각에서는 대통령 거부권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10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민생과 거리가 있는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키는 안건들이 충분한 숙의 없이 처리되는 상황이 참으로 답답하고 안타깝고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는 이번에 통과된 법안의 문제점과 부작용에 대해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국익을 위한 방향이 무엇인지 깊이 있게 검토하겠다"며 대통령에 대한 거부권 건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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