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발생 럼피스킨병 초고속 확산…방역당국 '초긴장'
20일 첫 발생 후 나흘새 17개 농장 확진…경기·충남·북 지역도 다양
발생 시 농가 피해 커…정황근 장관 "백신 의무화, 살처분 범위 축소"
- 임용우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지난 20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럼피스킨병(LSD)이 나흘 만에 17건의 확진사례를 내며 초고속으로 확산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최초 발생 직후 이동중지 명령 등을 내렸으나 경기, 충남·북 등 다양한 지역에서 동시에 확인되며 초긴장 상태를 보이고 있다.
2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23일까지 경기 평택·김포·화성, 충남 서산·태안·당진, 충북 음성 등 17개 한우·젖소 농가에서 럼피스킨병이 발생했다.
나흘 만에 전국 각지에서 발생사례가 확인되며 전국적 확산 가능성까지 나타나고 있다. 지난 23일까지 발생한 농장에서 사육하고 있던 소는 1075마리로 모두 살처분 대상이다.
LSD는 소에서만 모기 등 흡혈곤충에 의해 주로 전파되는 질병으로 폐사율은 10% 이하로 낮으나 우유 생산량이 줄고, 소의 유산, 불임 등의 증세를 보인다. 발생 시 농장의 경제적 피해가 커 국내에서는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지정돼 있다.
농식품부는 2019년부터 진단체계를 구축하고 2021년부터 전국적으로 예찰을 벌여왔지만 발생을 막지는 못했다.
정부는 LSD가 발생한 농장에 대한 역학조사를 벌이는 동시에 긴급 백신접종 계획에 따라 방역지역(10㎞ 이내)에서 사육 중인 소에 대해서는 백신접종도 추진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이달 말까지 경기·충남지역 54만마리에 대해 백신접종을 완료하고, 다음달 170만마리 접종이 가능한 백신을 도입할 예정이다.
하지만 백신접종 후 항체가 형성되는 3주가량의 시간동안 확산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전까지 LSD 백신을 도입했을 뿐, 일선 농가에서는 구제역 등 타 백신만을 접종해 왔기 때문이다.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은 지난 23일 국정감사에서 "항체가 형성되기 전까지 많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LSD는 구제역과 같이 백신을 통해 방어가 가능한 질병으로 꼽힌다. 유럽은 2015년 발생 직후 백신접종을 의무화한 결과, 2018년부터 추가 발생사례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이에 방역당국은 LSD도 구제역과 같이 백신 의무화를 도입할 방침이다. 더욱이 접종 후 3주 가량이 지나면 항체가 형성되기 때문에 이후에는 발생개체만 살처분할 계획이다.
정 장관은 "럼프스킨병은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고, 감염된 소는 살처분으로 식품시스템에 들어갈 가능성이 없으므로 국민께서는 과도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한우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phlox@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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