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미중 무역갈등 심화 땐 韓 수출 1.0~1.7% 감소"

한은 이슈노트…글로벌 공급망 리스크·시사점
"미중갈등 타격 시 실질 GDP 0.1~0.3%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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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앞으로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하면 한국의 총수출은 추세 대비 1.0~1.7% 줄어들고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0.1~0.3% 감소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행은 7일 이런 내용을 담은 'BOK 이슈노트 : 향후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와 시사점'을 공개했다.

보고서는 글로벌 공급망 변화가 장단기적으로 우리 경제에 끼칠 수 있는 영향을 살폈다.

먼저 단기적으로 중국의 공급망 차질이 악화되는 경우 글로벌 무역은 1년간 0.3~0.5% 둔화되고 글로벌 물가 오름세는 0.2(소비자물가지수, CPI)~0.5(생산자물가지수, PPI)%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향후 중국 리오프닝이 본격화될 경우 글로벌 경기의 진작효과가 크겠으나 주요국 인플레이션과 관련해서는 중국 공급망 차질 완화에 따른 하방요인과 원자재 수요 확대 등에 따른 상방요인이 혼재해 있어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은 제공)

중기 공급망 리스크로는 미·중 갈등을 비롯한 경제적·지정학적 분절화가 지목됐다. 공급망 분절화가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클 가능성이 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는 핵심 품목 수출이 주로 미·중에 편중돼 있고 주요 원자재 수입 의존도도 높다"면서 "반도체의 대중 수출 비중은 작년 기준 55%로 매우 높고 자동차는 대미 비중이 40%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공급망 분절화 심화는 생산 차질과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구체적으로는 2017년 사드 사태 당시 우리 대중 수출이 추세 대비 3% 정도 줄었던 경험에 비춰 미·중 무역 갈등이 우리 수출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경우 총수출액은 추세 대비 1.0~1.7% 감소, 실질 GDP는 0.1~0.3% 감소한다고 추정했다.

미국 또는 중국에 대한 수출이 단절되는 매우 극단적 상황에선 최대 각각 1100억달러, 1500억달러 손실이 날 것이라고 추산했다.

보고서는 "특히 최근 무역·기술 분절화의 주요 대상이 되고 있는 반도체, 배터리의 경우 지역별·품목별 다변화와 기술혁신 등을 통해 리스크 현실화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연구진은 "거시적으로 팬데믹 이전과 달리 공급능력 제약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확대되면서 물가와 경기 간 상충(trade-off) 관계가 확대될 수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공급망 재편이 성장 잠재력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산업 측면에선 그간 중국 특수로 지연된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기회로 활용하며 민·관 협력 시스템을 구축해 신기술·기후변화 대응 등 글로벌 논의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icef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