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시장 중국산 '장악'…"탈원전 외치며 중국기업 배불린 꼴"

국힘 이인선 의원, 태양광 모듈 국내제조비율 5년새 5%p↓
"태양광 사업 무리하게 추진…가격 싼 중국산 국내진출 가속화"

23일 서울시내 한 아파트단지 내 각 세대 베란다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있다. 서울시는 22일 '베란다형 태양광' 보조금 지원을 내년부터 중단한다고 밝혔다. 베란다형 태양광은 공동주택이나 단독주택 베란다에 소규모 용량(325W 내외) 발전시설을 설치하는 사업으로, 그동안 시비와 구비로 설치비의 86%를 설치업체에 지원해 왔다. 325W 기준 설치비 약 50만원 중 시비 38만원, 구비 5만원을 지원하면 개인 부담은 7만원이었던 셈이다.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13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베란다형 태양광 사업으로 120억원을 챙긴 업체들이 3~4년 만에 폐업했다며 "이 정도면 사기"라고 비판했다. 2021.9.23/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과 국제유가 급등,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기조 등으로 태양광 시장의 호재가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태양광 시장 가치사슬의 상당부분은 중국산이 점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인선 의원(대구 수성구을)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태양광 가치사슬을 이루는 태양광 모듈의 국내제조 비율은 2017년 73%에서 지난 6월 기준 68%로 5%p 하락했다.

같은 기간 중국산 비율은 29%에서 32%로 확대됐는데, 중국산 셀을 조립해 만든 태양광 모듈도 국산으로 집계하는 현행 통계방식에 비쳐볼 때 실질적인 국산 점유율은 이보다 훨씬 낮을 것으로 추산된다.

태양광 모듈의 핵심부품인 셀(태양전지)의 경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2017년 40%였던 국내 제조비율은 지난 6월 기준 35%까지 5%p 축소했다. 국내산이 밀려난 자리는 중국산 셀이 차지했다. 같은 기간 52%였던 중국산 비중은 59%로 7%p 상승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의 보고서를 보면 미국과 EU는 자국 내 태양광 공급망 강화와 가치사슬 구축을 위해 노력해 온 반면, 우리나라는 2018년을 기점으로 폴리실리콘과 잉곳, 웨이퍼 가치사슬이 무너지고 현재 국내 가치사슬이 끊긴 상태로 진단했다.

이와 관련, 이 의원실은 문재인 정부에 화살을 돌렸다. 태양광 사업을 무리하게 밀어붙인 결과 저렴한 가격으로 가격경쟁력의 우위에 있는 중국산 장비의 국내진출이 가속화하고, 국내 산업기반이 위축됐다는 게 의원실 설명이다.

이인선 의원은 "문재인 정권 5년 동안 '탈원전'을 외치며 전 국토를 태양광 패널로 도배했는데 결국 중국 기업 배만 불려준 꼴"이라며 "세금감면 등 국내기업의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한 지원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13일 국무조정실 정부 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이 발표한 ‘전력산업기반기금사업 운영 실태 점검 결과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임기 중 추진했던 태양광 발전 중흥 사업에서 2000억원 상당의 비리가 발견됐다.

허위세금계산서를 발급해 부당 대출을 받거나 공사비를 부풀려 대출금을 과도하게 챙기는 식이었다. 농지에 위장 시설을 지어 태양광 설치 예산을 받은 사례도 적발됐다.

euni121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