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이어 폭우까지…추석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 비상

집중호우에 배추·감자 등 주요 농작물 생산차질 우려
농식품부, 재배물량 추가 확보 등 물가 안정 총력

이른 무더위와 장마로 배추와 오이 등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3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은 6.3%로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8개월 만에 최대 오름폭을 보였다.2022.8.3/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폭염에 이어 중부지방에 시간당 최대 80㎜의 폭우가 쏟아지며 밥상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전년보다 6.3% 오른 가운데, 이번 폭우로 농작물 침수 피해가 커지면 물가가 더욱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9일 통계청에 따르면 7월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물가지수는 113.12(2020년=100)로 전년 동기보다 8.0% 올랐다. 배추, 감자 등 출하량이 감소한 물품은 이미 도매가부터 크게 상승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배추 10㎏의 도매가는 1만9840원으로 지난해 동기(1만600원)보다 87.16% 높다. 감자 20㎏ 도매가는 4만5820원으로 전년(3만2960원)보다 37.3%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작물은 봄철 이른 폭염으로 인한 가뭄으로 출하량이 감소하며 도매가가 상승했다. 배추는 출하량이 전년 대비 14.7%, 평년보다 9.5% 각각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출하량 감소로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는 일부 작물들이 폭우로 인해 가격이 더욱 상승할 수 있다.

이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월 6.3%를 넘어 이달은 7%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특히 배추, 감자 등 주산지인 강원도에도 많은 비가 내리면서 생산 차질이 우려된다. 밭작물은 침수피해가 없더라도 많은 비가 지속해서 내리면 무름병이 생기거나 뿌리를 썪게 할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채소, 육류 등의 가격 안정을 추진하고 있다. 농작물재해보험 대상에 주산지인 전남 해남, 충북 괴산, 경북 영양의 가을배추를 추가하고, 생산 감소가 우려되는 품목을 비축·출하하고 있다.

배추는 이달 중순까지 작목을 전환하는 농가를 대상으로 정부가 재배물량을 수매한다. 계약된 물량은 9월 말부터 수확될 것으로 예상하며 최대 100ha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감자는 사전약정·수매를 통해 가을감자와 시설감자의 재배면적을 최대 310ha 확대한다. 올해 재배면적을 확대하거나 신규로 작목을 전환하는 농가가 대상이다.

채소가격안정제 정부지원도 기존 30%에서 35%로 높인다. 배추와 무는 여름철과 추석 성수기 수급 불안에 대비해 각각 6000톤과 2000톤을 비축했다. 비축된 물량 중 배추 4000톤과 무 700톤을 시장에 공급해 가격 안정 정책을 펼치고 있다.

양파와 마늘도 각각 2만톤, 6000톤을 비축하고 있다. 양파는 일 100~150톤, 마늘은 일 5톤 수준을 방출하고 있다. 국내산 생산 감소에 따른 공급 감소에 대비한 조치로 저율관세할당 물량 도입도 추진 중이다.

육류는 도축수수료 지원, 수입소고기 할당관세 적용 등을 통해 물가 안정에 나섰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국민들의 장바구니 부담이 줄어들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현재의 물가 상황이 엄중한 만큼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에서도 물가안정을 위한 정부정책에 적극 동참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농촌진흥청은 집중호우로 인한 농업분야 피해 최소화를 위해 이날 긴급회의를 가졌다. 피해 현황 파악하고 병‧해충 방제 등 사후 기술지원을 추진할 방침이다.

phlox@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