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日 소비세 인상 예상효과 하반기 경제정책에 반영"

日 소비세 인상 영향 韓日 수출경쟁 격화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아베 신조 일본 총리 © AFP=News1 최종일

</figure>일본 정부가 지난 1일자로 소비세 인상을 단행해 향후 우리나라의 수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우선 일본 소비세 인상에 따른 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올해 하반기 경제정책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소비재를 중심으로 대일 수출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일본 업체들이 내수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는 만큼 해외시장에서 국내 업체와의 경쟁은 치열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대일 수출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늘었다. 일본의 소비세 인상을 앞두고 미리 물건을 사려는 소비자들이 주요 유통업체와 백화점 등에 몰린 결과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대일 수출업체들도 수출이 반짝 증가했다.

일본에 소비재를 수출하는 한 업체의 관계자는 "지난해 발표된 소비세 인상의 결과로 일본 내 소비가 급증할 것을 예상하고 수출선을 늘렸다"고 말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 1일 소비세를 5%에서 8%로 인상했다. 소비세 인상은 급증하는 사회보장비용을 충당하고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2배를 훌쩍 넘어 선진국 가운데 세계최대인 공공부채를 줄이기 위해 마련됐다. 일본이 소비세 인상을 단행한 것은 지난 1997년(3%→5%) 이후 17년만이다. 소비세 인상은 일본의 내수 침체로 이어질 것이라게 중론이다. 이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소비세 인상에 따른 내수침체를 최소화하기 위해 5조5000억엔 상당의 예산을 추가로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일본으로의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3.4% 증가했다. 이는 최근 대일 수출에서 나타난 것과 전혀 다른 모습이다. 대일 수출 증가율은 올해 1월 -20.1%, 2월 -9.6% 등 감소세가 지속됐다. 올해 2월까지 전년보다 15% 줄어든 대일 수출은 3월 반전상승으로 13.7%까지 그 폭이 축소됐다.

전문가들은 대일 수출 상승반전이 지난달로 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소비세 인상을 앞두고 일회성 이벤트라는 설명이다.

또 과거 일본 정부가 소비세를 인상했을 때 생활용품(38%), 섬유류(23%), 잡화(30%) 등의 수출이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4월부터 우리나라의 대일 소비재 수출은 큰 폭으로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일본의 소비세 인상은 내수 침체를 불러와 대일 수출업체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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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류수정

</figure>게다가 일본의 소비세 인상은 해외시장에서 일본 업체와 경쟁을 가속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일본 업체들이 내수 침체에 따른 피해를 만회하기 위해 가격 인하 등을 내세워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지난해 한국과 일본의 주요 수출품목 중 같은 품목이 상당수 존재한다"며 "수출 경합도 역시 최고치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세 인상으로 인한 내수시장의 악화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시장 점유율을 강화한다면 우리 수출업체와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소비세 인상이 또 우리 경제의 수출 회복세를 늦출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4월 경제동향을 통해 "지난달 수출의 경우 일시적 부진에서 벗어나 지난해 하반기 이후 완만한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다"면서도 "다만 4월부터 시행된 일본의 소비세 인상을 감안할 때 향후 수출 여건이 빠르게 개선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일본의 소비세 인상 영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올해 상반기 말 발표예정인 '2014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담을 계획이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일본의 소비세 인상의 영향에 대해 "(영향을) 기다려봐야 한다"면서 "조금 더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소비세 인상이 국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경제정책에 반영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yagoojo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