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공사, 2000억 불어난 미수금에 '울상'…"요금인상 불가피"

가스公, 2분기 영업익 127%↑…민수용 미수금 13.7조 달해

서울 종로구 거리의 전력량계. ⓒ News1 이승배 기자

(세종=뉴스1) 나혜윤 기자 = 한국가스공사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27% 늘어나는 등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거뒀으나, 민수용 미수금이 또 늘어나면서 요금 인상이 불가피해 보인다.

가스공사는 9일 올해 2분기 매출 7조 4899억원, 영업이익 4657억 1800만 원을 기록했다고 공기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27.1%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1963억 700만 원으로 흑자 전환됐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1조 3873억 원으로 전년 상반기 대비 74.85%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6602억 원으로 같은 기간보다 808.11% 늘었다. 가스공사의 상반기 실적은 시장 예상을 웃돈 것으로, 지난해 발생한 일회성비용이 해소되는 등 기저효과도 작용했다.

또한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천연가스 용도별 원료비 손익이 발생하지 않으면서 영업이익이 개선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매출액은 판매단가 하락과 발전용 수요가 감소하면서 줄었다. 국제 유가 하락 등으로 인해 평균 판매단가가 감소한 탓이다.

다만 2분기 민수용 미수금은 1분기 대비 2000억 원이 추가로 늘어나면서 13조 7000억 원까지 불어났다. 발전용 미수금까지 합하면 15조 3645억 원에 달한다. 미수금은 천연가스 수입 대금 중 판매 요금으로 회수되지 못한 금액을 뜻한다. 장부상으로는 자산으로 분류돼 흑자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영업 손실이다.

가스공사가 이달 1일부터 도시가스 주택용 도매요금을 MJ(메가줄)당 1.41원 인상했지만, 미수금이 수조 원에 달하는 만큼 추가 인상 필요성은 항상 뒤따르는 상황이다.

정부는 앞서 꾸준히 가스요금 인상을 검토해왔으나 고물가 부담으로 인해 요금을 동결해왔다. 하지만 공사의 부채 상황 등을 비롯해 언제까지나 요금을 묶어 둘 수는 없어 8월 인상을 단행했다. 정부도 공사의 재무 상태 개선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달 요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미수금이 2000억 원 이상 늘어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이 업계 안팎으로 언급될 것으로 보인다.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도 가스요금 추가 인상에 공감하고 있다. 안덕근 장관은 최근 "이번 6.8% 인상 효과와 국민 부담, 산업 상황 등을 면밀하게 검토해 요금을 현실화하려고 한다"면서 "이번 인상으로 충분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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