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임명' 에너지공공기관장 대폭 물갈이 임박…尹정부 색깔 짙어진다
발전5개사 등 에너지공기업·공공기관 수장 줄줄이 임기만료
한전·산업부 출신 관례 짙지만…총선 영향 정치권 인사 가능성
- 심언기 기자
(세종=뉴스1) 심언기 기자 =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됐던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공기업 수장들의 임기만료가 다가오고 있다. 올해 안에 교체되는 수장만 20여 곳이 넘는다. 특히 에너지 관련 공공기관장의 대대적 물갈이가 예고돼 윤석열정부 색깔이 본격적으로 입혀질 전망이다.
18일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한국남동발전 △한국동서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중부발전 등 발전공기업 5사 사장 임기가 오는 4월25일로 만료된다.
이어 김장현 한전KDN 사장 4월28일, 김성암 한국전력기술 사장 5월6일, 김동섭 석유공사 사장, 김홍연 한전KPS사장은 6월24일 각각 임기가 끝난다. 하반기에도 차동형 석유관리원 이사장 7월25일, 황규연 광해광업공단 사장 9월9일 등 임기만료가 잇따라 도래한다.
총선 출마를 준비하며 사의를 표한 원경환 석탄공사 사장 임기도 오는 11월 만료되고, 최익수 한전원자력연료 사장 임기는 3월16일까지이다.
발전공기업 수장 물갈이가 예상되면서 에너지업계 관심사는 차기 사장에 쏠리고 있다. 통상 한전의 발전자회사 사장에는 한전 출신이 발탁되는 경우가 많지만, 산업부나 기재부 또는 정치권 인사가 선임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김회천 남동발전 사장과 박형덕 서부발전 사장은 한전에서 부사장까지 지낸 후 자회사로 내려왔고, 검찰 출신인 김영문 동서발전 사장은 문재인정부에서 관세청장을 거친 경력을 갖고 있다. 이승우 남부발전 사장은 산업부 관료 출신이고, 김호빈 중부발전 사장은 한전으로 입사했지만 분사 이후에는 중부발전에서 경력을 쌓은 내부 승진인사로 분류된다.
에너지업계에서는 발전공기업 5개사 수장 배분을 두고 신경전도 적지 않다. 각 발전사 내부에서는 승진인사를 희망하면서도, 회사 발전과 업무협조 등에는 모회사인 한전이나 산업부 고위관료 출신이 보다 유리하다는 셈법이 엇갈린다.
비(非)에너지업계 출신 낙하산 인사에 대해서는 찬반 양론이 팽팽하다. 총선 직후 수장 교체가 이뤄지는만큼 정치권 인사가 대거 내리꽂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상당하다. 정치권 인사의 경우 전문성은 떨어지더라도 정부여당과 협의·협력 과정에서는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실제로 한전 역시 지난해 4선 국회의원을 지낸 김동철 사장이 선임된 바 있다. 한전 출범 62년만에 첫 정치인 출신 사장 발탁을 두고 뒷말이 많았지만, 한전 경영쇄신을 이끌며 내부개혁 등 쇄신에는 적임자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국회 산중위 국민의힘 관계자는 "보수, 진보 정권을 막론하고 당을 위해 희생한 인사들 중 일부에게는 공공기관이나 공기업에 자리를 마련해주는 전례가 상당히 많다"며 "윤석열정부 코드에 맞는 인사들이 내려가서 당정과 정책·업무에서 가교 역할을 하는 장점도 많다"고 말했다.
에너지업계 한 관계자는 "내부 승진이나 유관 부처, 기관에서 사장이 내려오면 조직안정과 업무연속성 측면에서는 도움이 되지만 힘 센 기관장이 오면 대외 업무수행이 매끄러워지는 부분도 있다"며 "에너지정책 전반에 큰 변화가 진행 중인 만큼 현정부 색깔에 맞는 인사면 누구든 큰 상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on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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