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동물원서 줄폐사한 호랑이…전시동물 질병관리 첫 현황조사

정부 차원 주요 동물원 질병관리 현황조사…문제점 분석해 개선방안 마련
질병관리 가이드라인도 작성…동물원 소독·행동요령 등 이행사항 포함

부부의 날을 하루 앞둔 지난달 20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에버랜드에 살고 있는 한국호랑이 부부 태호와 건곤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삼성물산 제공) 2024.5.20/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세종=뉴스1) 나혜윤 기자 = 최근 서울대공원에서 멸종위기 호랑이 '태백이'가 폐사하는 등 1년 새 네 마리나 줄줄이 폐사한 가운데, 환경부가 주요 동물원의 전시동물에 대한 질병관리 현황조사에 착수한다. 이는 국내 최초로 시행되는 첫 전시동물 질병관리 현황조사로, 주요 질병을 파악해 동물 관리에 대한 개선방안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2일 환경부에 따르면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은 올 하반기부터 국내 주요 동물원에 대한 질병관리 현황 조사에 착수, 문제점 분석을 통한 관리 개선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동물원에 대한 전시동물의 질병관리·사육환경 등의 데이터는 별도로 관리되어 있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관련 정보가 부재한 상황 속 전시동물에게 질병이 발생했을 경우, 역학조사 등이 가능하지 않다는 어려움이 있어왔다.

최근 1년 새 서울대공원에서는 멸종위기 1급 시베리아호랑이 네 마리가 줄줄이 폐사했다. 지난달 19일 폐사한 태백이는 활력 넘치는 개체였으나 지난 2월부터 변 상태가 좋지 않아 진료를 받아왔고, 폐사 직전에는 먹이 섭이량이 급감하고 활동성도 현저히 떨어졌다.

지난해 5월에는 '파랑'이가 돌잔치를 치른 지 2주 만에 '고양이 범백혈구감소증' 질병에 걸려 폐사했다. 같은 해 8월에는 '수호'가 돌연 폐사했고, 올해 2월 폐사한 '아름'이는 노환으로 숨졌다.

호랑이뿐 아니라 서울대공원 등 동물원이 보유하고 있는 전시동물 중 다수가 질병·사고 등의 이유로 폐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동물 관리 시스템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여기에다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방문하는 동물원의 특성상 인수공통감염병 발생 우려까지 나오면서 전시동물의 복지 차원에서라도 질병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환경부는 동물원 전시동물 질병관리 현황조사를 실시해 문제점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관리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질병관리 현황조사는 동물원 질병 검사 유무 및 방식, 질병 발생 시 처리방법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또 전시동물 보유·거래 현황과 동물 이송 방법, 사육환경, 소독·방역 실태 점검 등을 통한 질병 발생 취약성 및 전파위험 요소도 파악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해외 사례조사 및 전문가 의견수렴 등을 통해 동물원에서 관리가 필요한 야생동물 질병·가축전염병·인수공통감염병 등 주요 질병을 파악해 문제점 분석 및 관리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현황조사로 동물원에 대한 첫 질병관리 가이드라인이 마련될 것으로 보이면서, 전시동물에 대한 복지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 가이드라인에는 법정 질병이 확인될 경우 관계기관 통보 내용 및 방법과 주요 질병을 포함한 질병 전반에 대한 동물원 소독·방역 및 행동요령 등 세부 이행사항이 담길 것으로 관측된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번에 최초로 실시되는 현황조사인 만큼 동물들의 질병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며 "그동안 파악이 되지 않았던 전시동물 질병에 대해 관리지침 등을 마련해 관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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