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땅에 사는 생물 6만종 찾아냈다…국가생물종목록 16년 만에 2배 늘어

한반도 서식 추정 생물종수 10만종의 60% 규명 성과
체계적 조사로 신종발견·학명 명명 늘며 생물주권 강화

경상북도 울릉군 독도 모습. 2020.8.14/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세종=뉴스1) 심언기 기자 =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2023년 12월 말 기준 '국가생물종목록'에 등록된 생물종수가 '국가생물자원 종합목록(인벤토리) 구축사업 추진 16년 만에 6만10종으로 증가했다고 30일 밝혔다.

국립생물자원관이 2007년 개관하기 전까지는 자생생물종은 2만9916종으로 알려졌다. 국가생물종목록 구축을 총괄하는 국립생물자원관이 환경부 자생생물 조사발굴 사업을 통해 새롭게 찾은 1만2000여 종, 해양수산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농림축산식품부, 교육부 사업 결과에서 나온 학술 문헌을 조사 분석해 1만8000여 종을 추가해 2배가량 등록 생물종이 늘어났다.

국가생물종 6만10종을 분류군별로 살펴보면 △무척추동물(곤충 포함) 3만1603종 △조류(藻類) 6653종 △균류 6291종 △식물 5759종 △원핵생물 5039종 △원생동물 2575종 △척추동물 2090종이다. 미개척 분류군 중심의 집중 발굴로 목록 구축이 시작된 이후 △무척추동물이 1만5014종 △균류 4666종 △식물 1097종이 증가했다.

국내 생물다양성 현황에 영향을 미친 생물종에는 2007년과 2011년 세계 최초로 생물분류체계에서 상위 체계에 속하는 원핵생물의 핌브리모나디아 강(Class)과 오피투탈레스 목(Order)을 발견한 사례가 있다.

2014년에는 최상위 분류체계인 원핵생물의 미기록 계인 고세균계(Kingdom)를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이 국내 최초로 학계에 보고해 국내 분류연구의 위상을 세계적으로 한 단계 높였다.

주목할 만한 신종이자 고유종에는 흑산도(전남 신안군)에서만 자생하는 난초과 식물로 2009년에 발견된 '신안새우난초'가 있다. 이 식물은 개체수 감소 우려로 2017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됐다. 섬진강과 낙동강 중상류에서만 서식하는 것으로 2015년에 밝혀진 신종 '참쉬리'는 우리나라 고유의 잉엇과 민물고기라는 의미를 가진다.

신종에 붙이는 학명은 이전까지 유럽, 일본, 중국 등 외국학자들이 주로 지어왔으나 2007년 자생생물 조사발굴 사업 이후 국내 학자가 명명한 생물종도 2000여 종에서 5000여 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독도지명(dokdoensis)을 포함한 40종과 제주지명(jejuensis)을 포함한 175종 등 학명에 우리나라 지역의 특색을 반영한 생물종도 포함되어 있다.

자생생물 6만10종 중에서는 새로운 생물산업의 소재로 유용하게 활용될 가능성도 크다. 2022년 지리산 산수유 열매에서 효모(Saccharomyces cerevisiae)를 분리해 같은 해 2월 국내 주류용 효모 보급업계에 기술을 이전해 현재 전국 전통주 제조업체 32곳에서 막걸리 제조에 사용하고 있다.

또한 2017년에 울릉도에서 신종으로 발견된 '울릉구멍장이버섯'은 항산화 물질로 2022년 특허를 등록했고, 2022년 원핵생물 할로박테리움 휴베이엔스(Halobacterium hubeiense)를 염전에서 발견해 이 생물이 지닌 항산화 색소(박테리오루베린)에 대한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서민환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이번에 구축된 6만종의 목록은 국내 생물 추정 종인 10만종 중에 60%가 목록화된 것으로 비로소 한반도의 생물다양성의 구성요소인 생물종 현황 파악의 토대가 마련되었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라며 "국가생물종목록 구축은 우리나라의 연구역량과 자연환경보전 노력이 결합한 결과이며,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생물 소재 정보로 생물주권 주장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생물종 사진.(국립생물자원관 제공)

eon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