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최저임금위 구성 완료…공익위원 인선 놓고 노동계 반발(종합)

이달 21일 첫 전원회의…새 위원장 선출 '주목'
권순원 교수 재위촉에 노동계 반발…"편향적 인사"

지난해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15차 전원회의에 참석한 근로자위원들이 2024년 최저임금이 9, 860원으로 결정된 것에 반발하며 투표를 마친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2023.7.19/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세종=뉴스1) 나혜윤 기자 =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결정에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 8명을 포함한 제13대 최저임금위원회 위원 등 26명이 12일 위촉됐다.

고용노동부는 이날 최임위 위원 총 27명 중 13일로 3년의 임기가 만료되는 25명과 보궐위원 1명(근로자위원) 등 26명의 12대 최임위 위원들을 대신해 새 위원들을 위촉했다고 밝혔다.

특히 최저임금 결정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는 공익위원에는 12대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공익위원 간사를 지낸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 등이 포함되면서 양대 노총이 반발했다.

최임위 위원은 공익위원·근로자위원·사용자위원으로 나누어지며 모두 9명씩으로 구성된다. 위원 임기는 3년간이다. 이날 위촉되지 않은 1명의 공익위원은 하헌제 최임위 상임위원으로, 2027년 1월 29일에 임기가 만료된다.

이에 따라 공익 위원 8명에는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김기선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수완 강남대 사회복지학부 교수 △성재민 한국노동연구원 부원장 △안지영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 △오은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인재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 △이정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위촉됐다.

근로자 위원 9명과 사용자 위원 9명에는 각각 양대 노총과 주요 경제단체에서 추천한 이들로 구성됐다.

최임위 제13대 위원이 모두 위촉됨에 따라 내년 최저임금 심의를 위한 최저임금위 첫 전원회의는 오는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에 앞서 14일에는 13대 위원들이 상견례를 겸한 모임을 갖고 이 자리에서 위원장 선출 등 향후 운영 계획 을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첫 상견례 자리에서부터 위원장 선출을 두고 노사간 격돌이 예고된다. 그동안 노동계에서는 윤석열 정부 들어 처음 임명하게 되는 '캐스팅보트' 공익위원 인선을 주목해 왔다. 노사 위원들이 9명 동수이기 때문에 사실상 공익위원들의 의견이 그동안 최저임금을 결정해 왔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13대 공익위원에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가 재위촉되면서 노동계가 반발했다. 이지현 한국노총 대변인은 "그동안 최저임금 회의에서 노골적으로 사측 편향적인 행보를 보여온 권순원 교수가 또다시 포함된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지난 최저임금위에서 그는 공익위원 간사 역할을 하면서 자신의 의도를 관철했고, 다른 공익위원들을 병풍처럼 만든 장본인인데 또다시 그 모습이 반복되지 않을까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평가했다.

전호일 민주노총 대변인은 "공익위원 다수가 윤석열 정부의 반노동적 노동정책을 설계한 미래노동시장연구회, 상생임금위원회에 참가한 인사"라면서 "특히 지난해도 최저임금위원 사퇴 요구가 컸던 권순원 교수가 위원으로 포함된 점은 윤석열 정부에는 반노동 국정기조 전환의 의지가 없다는 의미"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동계에서는 최저임금위 공익위원 간사를 맡아온 권 교수가 이번에도 위촉되면서 최저임금위원장 선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공동대응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기선·이정민 교수를 비롯해 윤 정부 노동개혁 밑그림을 그린 미래노동시장연구회 소속으로 활동한 인사가 2명이나 더 포함되면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노동계가 여당 총선 패배 이후 노정 대화에서 주도권을 쥐고 강성 기조를 보이고 있는 만큼, 최저임금위원회 구성을 비롯해 첫 회의에서부터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전망되며 초반 기싸움이 상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올해에도 2025년 최저임금 결정이 법정 기한을 훌쩍 넘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내년도 최저임금 법정 기한은 6월27일까지 이지만 그동안 최임위는 다수 법정 기한을 넘겨 왔다. 2023년에도 법정 기한을 넘겨 7월 중순에 심의를 종료한 바 있다.

다만 최저임금 고시 시한이 매년 8월 5일로 정해져 있는 만큼 늦어도 7월 중순까지는 반드시 심의를 마치고 의결해야 한다.

제13대 최저임금위원회 위원. (자료제공=고용노동부)

freshness41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