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활용한 X선으로 '요추협착증' 진단하는 길 열렸다
이창현 서울대병원 교수팀, 5000명 X선 사진 분석해 AI모델 개발
- 김규빈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다중 자세(중립, 굴곡, 신전)에서 촬영된 허리 X선 사진을 기반으로 인공지능(AI)가 요추협착증을 진단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요추협착증은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다. 하반신에 통증이나 무감각, 약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주로 노년층에서 발생하며, 앉거나 걷는 동안 증상이 악화된다.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이창현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05년부터 2017년까지 촬영된 요추협착증 환자 2500명과 정상 대조군 2500명의 다중 자세에서 촬영된 X선 사진을 분석해, 다중 자세에서 촬영된 허리 X선 사진을 기반으로 한 AI 모델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기존 자기공명영상장치(MRI)는 요추협착증 진단에 가장 정확하지만, 고가의 검사비, 긴 촬영 시간이라는 단점이 있었다. 반면 X선 촬영은 저렴하고, 빠르며, 차량으로 이동식 촬영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진단 성능은 매우 낮았다.
연구팀은 중립, 굴곡, 신전의 세 가지 다른 자세에서 촬영된 X선 사진을 인공지능 모델에 입력하여 요추협착증을 진단할 수 있도록 훈련시켰다. 이 모델은 각 자세에서 추출된 이미지 특성을 결합한 후, 이를 하나의 통합된 모델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ResNet50, VGG19, VGG16, EfficientNet-B1 등 다양한 AI 모델을 사용해 5000여 명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훈련을 진행했다.
그 결과 ResNet50 기반 모델은 내부 검증에서 AUROC 기준 91.4%의 뛰어난 진단 성능을 보였고, 외부 검증에서도 79.5%를 기록했다. AUROC는 이진 분류 모델의 성능을 평가하는 지표로, 100%에 가까울수록 예측 성능이 우수함을 나타낸다.
이창현 교수 "이번 연구는 X선 사진 기반 요추협착증 진단의 가능성을 크게 확장한다"며 "특히 심하지 않으나 지속적인 요통을 겪는 환자에게 선별검사로 활용하면 의료비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바탕으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현재 상용화를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다.
rnk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