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세건강] 중년 여성 남모를 가려움…'호르몬 결핍' 때문이었다
호르몬 보충 필요…위축성 또는 노인성 질염으로 불려
불편감 감수하지 말고 증상 나타나면 바로 산부인과로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나이 든 여성은 난소도 노화돼 배란 및 여성호르몬 생산이 점차 중단된다. 대개 1년간 생리를 하지 않으면 폐경으로 진단된다. 그러나 폐경기라도 여러 원인으로 인해 부정 출혈이 나타날 수 있다. 다만 이런 부정 출혈은 건강 문제의 징후일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특히 폐경 이후 여성에서는 에스트로겐 양 감소와 질 안의 호르몬 양 변화로 인한 위축성 질염이 생길 수 있다. 이는 비특이성 질염 또는 노인성 질염이라고도 한다. 폐경이 오게 되면 여성의 몸 곳곳에선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감소에 따른 이상 신호들이 뒤따른다.
위축성 질염은 50~60대 폐경 여성의 약 절반이 경험할 만큼 빈번한데 △난소 제거술 △항암치료나 방사선 치료 △조기폐경인 경우에도 가능하다. 의학적으로는 질 위축과 이에 수반되는 증상을 설명하기 위해 '비뇨생식기 폐경기 증후군(GSM)'이라는 용어를 쓴다.
김우정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25일 "폐경기 전후나 폐경기를 거치면 난소가 점차 기능을 상실하고 호르몬의 기능도 떨어져 질 점막이 얇아지고 건조해지면서 가려움증, 화끈거림, 통증 등의 증상, 즉 위축성 질염을 겪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주된 원인은 난소에서 배출되는 여성호르몬 결핍이다. 흔히 첫 번째 징후는 윤활 부족(건조함)인데, 이는 성관계 중에도 느낄 수 있다. 평소 작열감과 불편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두 번째는 비뇨 증상으로 배뇨 통증, 반복적인 요로감염, 절박뇨 등이다.
가려움증은 장시간 지속되며 몹시 심하고 쉽게 가라앉지 않아 반복해서 긁게 되는데, 이에 따라 상처가 발생하거나 세균 감염이 더 쉽게 일어나게 된다. 따라서 이런 증상이 보이면 곧바로 병의원에서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
질 점막이 얇아지고 분비물이 줄면서 가벼운 자극에도 쉽게 출혈이 일어나고 성교통 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 성교통은 "지옥에 갔다 왔다"고 표현할 만큼 심할 수도 있어, 부부간 질환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
위축성 질염의 근본 원인은 호르몬 부족에 의한 변화이므로 호르몬 보충 치료가 필요하다. 세균 제거를 위해 항생제 연고를 바를 수 있지만, 우선 부족한 호르몬을 보충해 주는 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
김우정 교수는 "질 도포용 에스트로겐 질정이나 크림은 폐경 후 질 위축으로 인한 증상뿐 아니라 성교 시 심한 통증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이 되고, 전신으로 흡수되는 양이 미미해 유방암 등 발생 위험도 높이지 않는다"고 당부했다.
위축성 질염은 일상생활에서 잘 관리해 주는 게 중요하다. 저용량의 경구 여성호르몬 제제 복용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고령 환자에게는 여성호르몬 제제의 득실이 있는 만큼 전문의와 상의 후 선택해야 한다.
위축성 질염은 청결하지 못해서 생기는 질환이라기보다 오히려 잦은 세척이나 잘못된 방법의 세척이 증상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너무 자주 씻거나 씻을 때 바디워시나 비누는 쓰지 않는 게 좋다.
세균 유입을 막으려면 질 내부를 적당한 산성으로 유지해야 하는데, 바디워시나 비누는 자주 씻으면 오히려 질 내 산성도 균형이 깨져 세균이 살기 좋은 환경이 된다. 여성 청결제는 증상을 완화하는 데는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근본적 치료 방법은 아니다.
의료진들은 위축성 질염 자체가 건강상의 큰 문제는 아닐뿐더러 나이 들면 누구나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많은 여성이 밖으로 드러내기를 꺼려 불편감을 그냥 받아들이고 있다. 이에 대해 의료진들은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병원을 오는 게 좋다"고 했다.
서은주 세란병원 산부인과 과장은 "여성이라면 자연스럽게 폐경을 겪게 되고 이 시기에 다양한 신체적, 정신적 변화를 동반하게 된다"며 "여성에게 부정 출혈은 흔하지만, 폐경 후 출혈은 염증이나 암일 가능성도 있어 반드시 검사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 과장은 "폐경 이후에는 난소 기능이 둔화해 여성호르몬이 감소하면서 질 점막이 얇아지고 가벼운 자극으로도 쉽게 출혈이 생긴다"면서 "자궁과 난소에 문제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부정 출혈은 원인이 다양한 만큼 빠르게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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