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업원 있는 자영업자 vs 없는 자영업자’…누가 더 건강할까
홍정림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 보사연 학술지에 게재
임금 근로자, 자영업자 보다 건강 상태 좋아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급여·봉급·일당 등을 받으며 일하는 근로자(임금 근로자)보다 자영업자의 건강 상태가 나쁘고, 자영업자 중에서는 종업원·직원이 단 1명도 없는 영세한 자영업자의 건강이 더 나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홍정림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이 이런 내용의 '자영업자의 건강: 종사상 지위별 건강 격차' 연구 결과를 연구원 학술지(보건사회연구)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홍 부연구위원은 "자영업자의 건강 상태는 임금 근로자에 비해 열악할 것으로 예상되나, 실증 분석 연구는 그리 많지 않았다"며 "만 30~64세 연령 취업자 약 8000가구를 상대로 설문 조사한 한국 의료패널을 사용해 자영업자 간 구성의 이질성까지 고려해 봤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 주관적 건강 상태와 상대적 건강 상태를 '좋음' 이상으로 응답한 비중은 임금 근로자가 가장 높았고 종업원을 1명 이상 둔 자영업자(고용주), 종업원이 없는 영세 자영업자(자영자) 순이었다.
반대로 '나쁨' 이하 응답률은 자영자, 고용주, 임금 근로자 순으로 확인됐다. 또 객관적 건강지표로 확인하면 대체로 임금 근로자보다 자영업자들의 건강 상태가 나빴지만, 고용주와 자영자 간 뚜렷한 경향성을 찾기는 힘들었다.
여러가지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지를 두고는 자영자가 고용주에 비해 이환율이 더 높아 건강 상태가 좋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와는 대조적으로 응급실 방문과 입원 여부 등 병원 방문 비중이 고용주가 자영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에 대해 홍 부연구위원은 "자영업 자체 특성이 자영업자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과 자영업이 근로자들 건강에 미친 부정적 영향은 비선형적(다양한 방향으로 접근하는 방법)일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자영업자의 건강 상태는 임금 근로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지 않았다"면서 "자영업 내부의 이질성이 확인되며, 자영업은 자영자의 건강에 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다만 자료상의 한계로 인해 자영업의 어떤 특성이 자영업자 건강을 악화시키는지에 대한 원리를 확인할 수는 없었다고도 했다. 관련 기존 연구로는 정신적 스트레스, 감정노동 등 사회 심리적 요인과 장시간 근로 등 다양한 요인이 건강 악화 요인으로 거론됐다고 한다.
그는 "흡연, 음주 등이 건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포함해 봤으나, 두 변수의 포함 여부에 따른 분석 결과의 차이는 두드러지지 않았다. 자영업자 간 건강 격차의 주요 경로는 아니었다"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취약한 환경에 놓인 자영업자들의 경제적 지원에 더해 건강 측면에서의 정책적 고려가 필요함을 시사한다"며 "성, 소득, 지역 등에 국한돼 있는 형평성 지표를 근로자의 종사상 지위까지 확대해 건강 취약계층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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