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회장 선거, 2~4일 투표…"강경파냐 협상파냐" 적임자 누구?
전공의·의대생 요구 관철에 교육 정상화 등 현안 산적
2026학년도 정원 논의도 시급…투쟁 한층 거세질 수도
- 강승지 기자, 조유리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조유리 기자 = 차기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선거가 새해 벽두 의료계의 화두로 급부상하고 있다. 의대증원 문제로 불거진 의정갈등이 해를 넘긴 가운데 유일한 의사 법정단체인 의협이 산적한 의료계 현안 해결의 구심점이 돼야 한다는 요구가 증폭되고 있다.
1일 의료계와 교육계에 따르면 2025학년 정시모집 원서 접수가 시작돼 모집정지 등 의료계 주장은 받아들여지기 힘든 상황이다. 차기 의협회장은 지난해 2월 현장을 떠난 전공의·의대생 복귀 방안에서부터 정부의 의료개혁 과정에서 의료계 입장을 어떻게 반영할지 고민해야 한다.
당장 2026학년도 의대정원을 논의할 시간도 빠듯하다. 정부는 끝내 의료계가 응답하지 않을 경우 2000명 증원 방침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신규 의사 배출이 크게 줄고, 7500명의 의대생 교육도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의협 회장 후보자(기호순)는 김택우 강원도의사회장(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장), 강희경 전 서울의대 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장, 주수호 미래의료포럼 대표(의협 전 회장),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 최안나 의협 기획이사 겸 대변인 등 총 5명이다.
강 후보를 제외한 4명 후보는 상대적으로 정부와 타협하거나 물러서지 않겠다는 '강경파'로 분류돼 이들 중 누가 되더라도 의협의 대정부 투쟁은 한층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강 후보는 의료계 인사들로부터 '온건파'로 평가받고 있다.
김택우 후보는 올 2월 의협 의대증원 저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다. 3월에는 집단행동 교사 혐의로 면허정지 3개월 처분을 받았고, 7월 진료 현장으로 돌아왔다. 김 후보의 자녀도 사직 전공의다.
이에 따라 김 후보의 공약은 전공의 회무 참여 확대와 의대생 준회원 자격 부여,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전공의 특별법) 개정 등 사태의 핵심 당사자인 전공의·의대생을 적극 돕겠다는 취지로 구성됐다.
강 후보는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이나 소비자·시민단체와 토론회를 여는 등 숙의로 이 사태를 해결하겠다는 생각을 드러내 왔다. 또 의대 교수가 회장 선거에 출마한 일은 10년 만이다.
의협의 대표성 확립, 의협 내 국가 보건의료계획 개발원 설립 등을 공약으로 내건 강 후보는 "지금까지의 의협의 모습이 아닌 의사와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출마를 선언했었다.
주수호 후보는 지난 2000년 의약분업 사태 당시 의협 측 투쟁 조직 '의권쟁취투쟁위원회'(의쟁투) 대변인을 지냈다. 올 2월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으로 활동했고, 3월 회장 선거는 임현택 회장에 석패했다.
이 과정에서 과거 음주 운전 사망사고로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전력이 밝혀졌고 주 후보는 깊이 사과, 반성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주 후보의 공약은 건강보험 요양기관 강제 지정제 폐지, 노조 설립들 통한 파업권과 단체교섭권 쟁취 등이다.
이동욱 후보는 서울 용산 대통령실과 서울역 광장 등지에서 50여 차례 '의료농단 규탄 집회'를 벌여왔다. 임현택 전 회장 탄핵으로 꾸려진 의협 비대위의 비대위원장에도 출마했으나 낙선했었다.
이 후보는 경기도의사회가 추진한 전공의 지원 프로그램 전국 확대 등을 약속했다. 이 후보는 후보자 합동토론회 때 최안나 후보와 함께 2026학년도 의대정원을 1500명 뽑는 방안엔 동의하겠다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최 후보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재직 중이던 병원에 사표를 낸 뒤 임현택 회장 집행부에 지난 5월 합류해 단기간임에도 여러 보직을 거쳤다. 임 회장을 뽑지 않았음에도 의료계와 사태 해결을 위해 집행부에 합류했었다고 한다.
최 후보는 '바꾸자 의협, 살리자 의료'라는 슬로건과 사직 전공의 출신 선거대책위원장을 내세워 전공의·의대생 회무 참여 확대, 의사 수 결정 방식 법제화, 전공의 노조 설립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 등을 공언했다.
선거는 100%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1차 투표는 2일부터 4일까지 진행되며, 과반을 얻은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다득표자 2인으로 결선 투표가 내달 7~8일 이뤄진다. 당선인은 8일 개표로 확정되며 그 즉시 회장직을 수행한다.
한편, 의협 비대위는 2일 마지막 회의를 열고 차기 회장 측에 인계할 현안 등을 점검할 방침이다. 지난 30일 의대를 둔 대학 총장들의 단체 '의대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에 의대증원 재정 투입 현황 등의 답변을 요구한 바 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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