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취음료 '술 깨는' 표현 함부로 못한다…식약처 "인체 실증자료 필수"

식약처, '내년부터 달라지는 식품 안전 제도' 소개
"식품 가격 유지하고 용량 줄이면, 3개월 내 공지"

13일 서울 강남구 CU BGF사옥점에서 한 시민이 숙취해소제를 고르고 있다. 2022.4.13/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내년부터는 숙취해소와 관련된 표현을 사용해 표시, 광고하는 식품은 인체적용시험 실증자료를 갖추고 한국식품산업협회의 심의를 받아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30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내년 1월부터 달라지는 식품안전 분야의 주요 제도를 소개했다.

숙취해소 관련 표현은 '술먹은 다음날' '술 깨는' 등과 같이 보통의 주의력을 가진 일반 소비자가 음주로 인한 증상·상태 개선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오인할 수 있는 표현을 포함한다.

지난 2020년 개정된 식약처 고시 부칙 제3조 시행에 따르면 부당한 표시·광고 행위가 우려되는 때에는 영업자로부터 인체적용시험 실증자료를 제출받아 표시·광고 내용의 타당성을 검토할 수 있다. 또 인체적용시험 실증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영업자에 대해서는 제출할 때까지 표시·광고 중지를 명할 수 있다.

만일 영업자가 인체적용시험 실증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표시·광고를 지속하거나 식약처에 제출된 자료가 숙취해소 표시·광고에 타당하지 않은 경우 등에 대해서는 최대 영업정지 1개월의 행정처분을 받게된다.

식약처는 "제도 시행 전부터 유통하던 제품은 인체적용시험 실증자료를 갖춘 경우에 한해 자율심의 결과를 반영해 표시·광고물을 수정할 수 있도록 내년 6월30일까지 계도(행정지도) 기간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내년부터 소비자는 약사, 영양사 등 전문가의 상담을 바탕으로 개인별 생활습관, 건강상태 등에 맞춰 소분·조합된 맞춤형건강기능식품을 구입할 수 있다.

식약처는 소비자 수요를 반영한 다양한 맞춤형건강기능식품 판매를 제도화 하기 위해 2020년 4월부터 총 687개소에서 시범사업을 실시했다. 그 결과 참여업체와 매출액이 지속 증가하는 한편 이상사례 등 안전 관련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등 안정적으로 운영됐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지난 1월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령에 '맞춤형건강기능식품판매업' 업종을 신설하고 소분·조합시설 구비, 맞춤형건강기능식품관리사 선임 등 영업자가 갖춰야 하는 요건 등을 정했다.

식약처는 내년 1월까지 맞춤형건강기능식품판매업의 시설기준, 영업자 등의 준수사항, 소분·조합 안전관리 및 판매기준 등 세부사항을 정하는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을 완료해 제품 선택권과 구매 편의성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내년 1월1일부터는 식품의 가격은 유지하고 내용량을 줄여 간접적인 가격 인상을 꾀하는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에 소비자가 대응할할 수 있는 제도도 시행된다.

식약처는 "내용량이 종전보다 감소한 식품은 내용량을 변경한 날부터 3개월 이상의 기간동안 제품의 내용량과 내용량 변경사실을 함께 표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고 업계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출고가격을 함께 조정해 단위가격이 상승하지 않는 경우 또는 내용량 변동 비율이 5% 이하인 경우 등은 표시대상에서 제외한다. 5% 이하인 경우는 제조·가공 원료용 식품이 해당하며 자연상태의 농·임·축·수산물 등을 포함한다.

rn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