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연말연시 과음 후 명치 통증 땐 '이 질환' 의심해야

급성 췌장염, 누웠을 때 등으로 뻗치는 통증…구역·구토 동반
"금식, 수액 요법 등 보존 치료로 호전되나 쇼크까지도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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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연말연시 송년회 등 각종 모임이 잦은 시즌이다. 모두 참석하다 보면 과음이나 과식을 피하기 어렵고, 체한 증상이 지속되는 '급성 췌장염'까지 얻을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4일 의료계에 따르면 췌장염은 15㎝가량의 긴 췌장에 염증이 생긴 질환으로, 급성과 만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췌장은 호르몬을 분비해 혈당을 조절하는 내분비 기능과 소화효소들을 십이지장으로 분비하는 외분비 기능을 겸하고 있다.

급성 췌장염은 췌장에 급성 염증반응을 일으킨 것이다. 본래 췌장에서는 소화효소가 활성화되지 않아야 하는데 췌장의 문제로 인해 소화효소가 조기 활성화돼 췌장 실질의 부종, 출혈이나 괴사 등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가장 흔한 원인으로는 음주와 담석이다. 술은 췌장에 직접적 손상을 가할 수 있으며, 담석은 담낭으로부터 나와 췌관을 막는 경우 췌장액이 원활하게 배출되지 못해 췌장 세포의 손상을 불러일으켜 췌장염으로 발전될 수 있다.

그밖에 중성지방 혈증이나 다른 약제의 영향 등으로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급성 췌장염은 적절한 치료로 완치될 수 있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앓게 되면 만성 췌장염이 돼 만성 복통, 영양결핍, 지방 변, 당뇨병 등을 유발할 수 있다.

급성 췌장염이 발생하면 대부분 명치에 극심한 상복부 통증을 호소한다. 통증이 시작되고 약 30분 이내에 통증의 강도가 커지고 누웠을 때 등으로 뻗치는 통증까지 느껴진다. 그 외 증상으로 구역, 구토, 발열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전태주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소화기병센터(소화기내과) 교수는 "췌장은 복막 뒤에 있는 후복막 장기"라며 "똑바로 누웠을 때 통증이 심하고 앉거나 몸을 앞으로 구부리면 통증이 완화되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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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방법은 △명치 혹은 상복부 심한 급성 복통 △혈청췌장효소가 정상 상한치의 3배 이상 △급성췌장염에 합당한 복부 영상소견 중 2가지 이상에 해당하면서, 다른 췌장 질환이나 급성 복통을 일으키는 질환이 배제되면 급성췌장염으로 판단할 수 있다.

또한 혈액 검사에서 혈청 아밀라아제나 리파아제 수치가 정상치보다 3배 이상 오르고, 복부 전산화단층촬영에서 췌장 주변으로 염증액이 고여 있거나 췌장의 괴사 소견이 있으면 진단할 수 있다.

복부 전산화단층촬영은 급성 췌장염 진단뿐만 아니라 중증도를 평가하는 데 유용해 췌장과 주변 장기의 상태, 췌장 괴사 유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조영제를 사용해 조직 변화까지 파악할 수 있어 급성 췌장염의 합병증 진단에도 도움이 된다.

급성 췌장염의 80~90%는 대부분 금식, 수액 요법 등의 보존 치료만으로 호전될 수 있다. 그러나 일부 중증도 이상의 심한 췌장염에서는 신장 기능 저하, 저산소증 등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인한 쇼크가 발생할 수 있어 전문적인 집중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급성 췌장염으로도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드물지 않으며 약 50%가 발병 2주 이내에 급격히 진행된다. 담석성 췌장염이 의심될 때는 내시경 역행 담췌관조영술과 같은 내시경 시술을 시행해 급성 췌장염을 유발한 담석을 제거해야 한다.

급성 췌장염은 그 원인에 따라 예방법도 다르다. 음주에 의한 경우는 금주가 필수적이다. 중성지방혈증에 의한 경우는 중성지방을 낮추는 약물치료가 이뤄져야 한다. 전태주 교수는 "완치 후에도 음주로 인해 췌장염이 재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김효정 고려대 구로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급성 췌장염으로 의심되는 상복부 쪽의 극심한 통증이 발생한 경우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 및 원인 규명 그리고 그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또 "급성 췌장염의 20% 정도는 중증으로 발전되기도 하는데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하거나 치명적일 수 있어 환자 상태에 따라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췌장염을 앓았거나 평소 과음을 하는 편이라면 금주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담석성 췌장염이라면 수분과 채소를 많이 섭취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게 좋다. 회복 후에는 기름진 음식을 피하고 스트레스를 피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ksj@news1.kr